박용만-손경식, 재계 대변인 투톱 체제 본격화

입력 2018-03-2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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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두 수장이 오랜만에 대통령 경제사절단에서 만났다. 연임에 성공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새로 취임한 손경식 경총 회장은 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경제사절단으로 합류하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등 각종 행사에 함께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 처음으로 함께한 경총은 새 회장 취임과 동시에 정부와 다시 우호 관계를 쌓는 모양새다. 경총은 앞서 미국과 중국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패싱’ 논란이 일었다. 다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허창수 회장이 이번 경제사절단에서도 제외되며 더욱 입지가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박용만 회장은 지난 2016년 말 터진 ‘최순실 게이트’로 위상이 바닥으로 추락한 전경련의 ‘빈 자리’를 성공적으로 메우는 등 대한상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회장이 최근 열린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제23대 대한상의 회장에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박 회장이 밤낮없이 재계와 정부, 정치권 등을 뛰어다니며 소통한 결과라는 게 재계의 평가다. 박 회장은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재계와 정부를 잇는 가교역할로 주목을 받았다. 박 회장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기업 현장 방문 등 당정청의 주요 경제현안을 조율하는 역할에서도 공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던 경총 역시 노련한 손경식 회장이 취임하면서 과거의 위상을 되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재계 관계자는 “손경식 회장이 경총 회장 자격으로 문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 처음 합류한 것만 봐도 정부와 경총의 관계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문 대통령의 노동정책을 비판하면서 정부와의 관계가 경색됐던 경총은 최근 손 회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관계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양새다. 손 회장은 올해 80세의 고령이지만 여전히 CJ그룹 회장으로서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현 정부와 성향이 잘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다만 경총은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인 만큼,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현안에서 정교한 대안을 바탕으로 어떻게 정부를 잘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한편, 경제사절단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손 회장은 23일 베트남 관계부처 장관 면담에서 현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채산성이 악화된 일부 우리 기업이 임금 지급 등 정상적인 청산절차 대신 불법폐업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데에 유감을 표명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양국 간 신뢰를 이어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베트남의 최저임금은 지난 5년간 연평균 약 11.2%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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