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아프리카 투자에 먼저 집중했던 나라는 중국이다. 2014년 기준으로 중국의 전체 대외 원조 중 47%가 아프리카 대륙으로 향했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중국 정부가 아프리카에 공식 원조한 프로젝트는 1666건에 달했다. 중국 기업들도 2005년 이래 293건의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아프리카뉴스닷컴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차이나머니가 아프리카에 창출한 일자리 개수는 13만750개에 달한다.
맥킨지앤드컴퍼니는 작년 보고서에서 “중국 기업은 자본 투자뿐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 곳곳에 경영 노하우, 기업가 정신 등을 전파하고 있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중국은 아프리카 경제 발전에 깊숙이 발을 담그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일당 독재 정치 체제가 아프리카 투자 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데 주요한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스팀튼센터의 윈쑨 수석 애널리스트는 “오늘날 대아프리카 투자에 중국이 단연 앞설 수 있는 이유는 중국 당국이 대규모 자본을 어디에 투자할 것이지 빠르게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중국보다 한발 늦었다. 2015년 기준으로 아프리카와 중국 간 무역 규모는 1880억 달러(약 193조7317억 원)에 달했으나 아프리카-일본 간 무역 규모는 240억 달러에 그쳤다. 일본 정부가 주도해 아프리카에 투자를 시작한 것은 2004년으로 당시 건강, 교육 등 분야에 한정돼 있었다. 일본 국제기독교대학의 스티븐 나기 국제학 교수는 “몇 년이 지나서야 일본은 중국 지도자들이 아프리카에서 정치적 동맹이나 경제적 이득을 위해 아프리카에 크게 베팅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분석했다. 2014년 이후 일본의 아프리카 투자가 급격히 증가한 배경이다.
2014년 일본은 향후 3년간 아프리카에 3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08~2012년 90억 달러를 투자한 것과 비교해 급증한 규모다. 대규모 투자를 공언하고 2년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추가로 300억 달러 투자를 발표한다. 2016년 8월 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에서 6회를 맞은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Tokyo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frican Development)’에서였다. TICAD가 아프리카에서 열린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하고 “향후 3년 동안 아프리카에 3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력, 도로, 항구 등 인프라 개발에 일본 정부가 주도해 1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민간 부분에서 200억 달러가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베 총리는 “일본 정부 관리와 기업인들이 3년마다 아프리카 대륙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하며 아프리카 대륙의 환심을 사는 데 발 벗고 나섰다.
미즈호증권의 다케시타 세이지로 애널리스트는 “일본이 아프리카와의 관계 개선과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것에는 정치적인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며 “일본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되고자 하고 그 과정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대아프리카 투자에서 ‘품질’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중국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가 상대적으로 허술하고 품질 면에서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부각시키면서, 일본의 프로젝트는 높은 품질을 자랑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윈 애널리스트는 “일본은 규모 면에서는 중국에 뒤처져 있다”며 “그러나 프로젝트 품질은 중국보다 앞서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