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성추행 의혹' 폭로자 "여의도 호텔 증거 사진 있다"

입력 2018-03-27 15:52 수정 2018-03-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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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변호사회관에서 A씨 변호인 하희봉 변호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박미선 기자 only@ )
▲27일 서울변호사회관에서 A씨 변호인 하희봉 변호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박미선 기자 only@ )

정봉주(58) 전 통합민주당 의원에게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해온 A씨가 모습을 드러내고 성추행 사실을 부정한 정 전 의원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7일 프레시안에 관련 보도가 나간 뒤 줄곧 익명으로 피해를 알려왔던 A씨가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A씨는 27일 오전 11시께 서울 서초동 서울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관되게 성추행당했다고 진실을 말해왔지만, 얼굴과 신원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호소를 의심했다”며 “가장 중요한 증거인 사건의 피해자, 즉 제 존재 자체를 밝힘으로써 제 ‘미투’가 가짜가 아니라는 걸 인정받고 싶었다”며 기자들 앞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유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A씨의 법률 대리를 맡은 하희봉, 차미경 변호사가 함께 나왔으며 A씨는 사진 촬영이나 목소리 녹음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신원 노출은 일절 거부했다.

A씨는 사건 당일인 2011년 12월 23일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있었다는 증거 자료를 제시했다. 그는 “위치 기반 모바일 체크인 서비스인 ‘포스퀘어(앱)’를 통해 당시 제가 렉싱턴 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인 ‘뉴욕뉴욕’에서 오후 5시 5분 최초 체크인 했던 기록을 발견했다”라며 “이 기록을 통해 뉴욕뉴욕을 방문해 정봉주 전 의원을 기다리고 있던 시간을 특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스퀘어는 스마트폰으로 자기가 어느 위치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리고 메모를 남김으로써 주변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A씨는 “시간을 특정할 수 있는 증거(포스퀘어 위치 기록)가 나온 이상 차라리 780장 사진을 다 공개했으면 좋겠다”며 “다 공개해서 의문을 해소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6일 “성추행이 벌어졌다고 주장된 2011년 12월 23일 종일 1~5분 단위로 동영상 찍듯 행적을 촬영한 사진 780장을 확보했다”며 사건 당일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A씨는 성추행 피해 사실을 밝히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정치 공작 아니냐"라는 일각의 비판을 반박했다. A씨는 “우리나라에 미투 바람 불면서 용기를 얻게 됐다"고 말문을 뗀 뒤 "이번 달 안희정 충남지사 사건 때문에 (미투 운동이) 정치권으로 넘어오게 됐는데 타사 일간지 기자랑 저녁 식사를 하면서 그 기사를 봤고 '그럼 너도 용기 내보는 게 어떻겠냐' 해서 다음날 결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앞둔 시점을 염두에 두고 피해를 알린 게 아니라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직접 미투 보도를 하면) 취재원인 동시에 기자가 될 수 없기에 고민하던 찰나 서어리 기자를 통해 미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서어리 기자는 정봉주 의원이 밝혔듯 당시 제 사건을 공유하고 있던 지인이자 2차 가해 막아줄 수 있는 기자로서 신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건 당일 벌어졌던 일을 다시 한 번 밝히며 피해 사실이 아닌 가해자에 집중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호텔에서 1시간 기다렸는데 만나자마자 남자친구는 있느냐, 어디 성형 해주려고 했는데 (구속돼 못해주게 돼) 안타깝다 이런 뉘앙스 말을 해 빨리 빠져나가려고 옷걸이 쪽으로 가 코트를 입으려고 하니까 껴안고 입술을 스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입술이 스쳤다는 걸 가지고 좋은 일한 정치인을 망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며 “(사람들은) 피해자가 뭘 당했느냐에 집중하고 있는데 정 의원이 그날 무슨 의도를 갖고 절 불렀는지 모르겠지만 그 부분에 집중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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