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와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총 2000억 달러(약 214조2400억 원)를 투입해 총 200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전날 미국 뉴욕에서 만나 태양광 발전소 건설 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국에서 가동 중이거나 건설 또는 계획 중인 태양광 발전용량은 총 70기가와트다. 그만큼 사우디와 소프트뱅크가 추진하는 태양광 발전소는 전에 없던 규모를 자랑한다. 손 회장은 “매우 큰 프로젝트”라며 “사우디 내의 태양광 장비 제조 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런 종류의 프로젝트는 살만 왕세자와 큰 비전을 공유하지 못했다면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사우디에는 풍부한 햇빛과 대규모 토지, 훌륭한 엔지니어들과 열정적인 근로자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MOU는 탈석유 시대를 만들어가려는 사우디의 정책에 부합한다. 살만 왕세자는 2016년 ‘비전 2030’을 제시하며 탈석유 정책에 속도를 냈다. 비전 2030은 사우디의 장기 경제 성장 비전으로 원유 수출에 기대는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이코스모증권의 가와사키 토모아키 애널리스트는 “이번 투자는 사우디의 경제 구조 조정의 하나로 그리 놀라울 것도 없다”며 “다만 소프트뱅크에 얼마나 수혜를 안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소는 두 곳이 먼저 건설될 예정이다. 두 곳의 발전 규모는 7.2기가와트로 올해 건설에 착수해 내년부터 전력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는 5월 말까지 실사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1단계 공사비용은 약 5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 중 10억 달러는 소프트뱅크와 사우디 정부가 함께 조성한 비전펀드에서 지원되고 나머지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조달한다.
두 개의 발전소 건설 외에 배터리와 각종 관련 기술을 통합하고 연구·개발(R&D)과 직원 훈련 등에 쓰일 센터 설립 등도 이번 프로젝트에 포함된다. 손 회장은 “새 태양광 발전소는 사우디 정부와 25년간 전력 구매 계약을 맺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초기 발전소에서 나는 수익은 다음 단계 건설 자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가 기대하는 경제 효과도 크다. 사우디 내에서 1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국내총생산(GDP)은 120억 달러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400억 달러에 달하는 전력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