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아마존 능가 온라인센터', 시작부터 차질?… 하남 정치권·지역민 강력 반발

입력 2018-03-2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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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이마트)
▲2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이마트)
“세상에 없던, 아마존을 능가하는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하남에 짓겠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향후 먹거리로 준비한 청사진이 발표 하루 만에 암초를 만났다. 정치권을 비롯해 현지 주민들이 도시환경 파괴와 어린이 안전문제 등을 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정 부회장은 28일 신세계그룹 상생 채용 박람회에서 올해 초 외국계 투자운용사로부터 유치한 1조 원을 들여 미국의 유통공룡 아마존의 물류센터를 넘어서는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하남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상 30층 아파트 높이, 지역 랜드마크가 될 정도의 예술성을 지닌 온라인센터로 구상 중으로 세상에 없던, 아마존을 능가하는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하남에 짓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세계그룹은 지난 26일 972억 원을 들여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하남 미사지구 자족시설용지 4개 블록(2만1422㎡)을 매입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현지 주민들이 대규모 물류센터 건립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오수봉 하남시장은 29일 긴급 주민 간담회에 참석해 “LH가 중요한 자족시설을 하남시와 의견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신세계에 매각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주민 합의 없는 초대형 물류센터 건립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주민들의 합의 없이는 어떠한 인허가 절차에도 협조할 수 없다. 대형 물류센터가 입점할 시 예견되는 대규모 교통문제, 미사 신도시의 쾌적한 도시환경의 파괴와 어린이 안전문제, 더욱이 구리시에서도 같은 사안으로 문제가 되어 무산됐다”며 불허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하남지역위원장도 “애초 이 부지는 IBK기업은행 금융IT센터가 들어올 것으로 알려졌었다”며 “트럭이 끊임없이 드나들 것이 불 보듯 뻔해 초대형 물류센터의 모든 피해는 시민들이 감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자유한국당의 구경서 하남시장 예비후보도 “하남미사강변도시에는 유치원 청소년수련관 종교시설 등이 산적해 있어 지역 입주민들의 안전과 어린아이들과 청소년의 학습권이 침해된다.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용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국가정책에 맞지 않는 시설이며 입주민들의 생존권 위협한다”며 “이미 황산사거리 주변이 지식산업센터로 허가가 난 상황에서 더욱더 심각한 교통 체증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현재는 부지 매입 후 개발의 콘셉트를 말씀드린 거라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며 “다만, 구리 갈매와 달리 이곳은 단순한 물류센터가 아니라 신세계그룹의 모든 온라인 관련 업무가 모이는, 아마존을 능가하는 최첨단 온라인 스토어로 개발하려 하고 그 위상에 걸맞게 지역의 랜드마크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개발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지역 사회의 의견도 수렴하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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