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하이오주에서 인프라 투자와 관련한 연설을 하면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의 무역 협상을 연기할 것”이라며 “북한과의 협상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공정하게 대우받을 수 있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북한과 잘 맞춰나가고 있다”며 “확실히 북한의 공격적인 수사는 조금 진정됐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지금까지 훌륭한 태도를 보였지만 우리는 협상을 잠시 멈추고 진행되는 사안을 관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는 북한과의 협상이 한미 FTA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백악관과 미 무역대표부(USTR), 워싱턴 주재 한국 대사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해명하지 않아 이날 발언은 즉각적인 성격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7일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대표는 한미 FTA 개정 협상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한국은 자동차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완화하고 미국은 농업과 철강에서 양보한다는 내용이었다. 공동선언문은 “이번 합의는 양국 간 교역과 경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며 “동시에 강력하고 불변하는 안보 관계에 기반한다”고 명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트위터에 “한국과 큰 틀에서 합의했다”며 “미국과 한국의 근로자들에게는 위대한 협정일 것이며 이제 중요한 안보 관계에 집중해야 할 때다”라고 썼다.
그런데 돌연 트럼프 대통령이 FTA 이슈를 북미 정상회담과 연관 짓자 한미 FTA를 북핵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미 간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한국이 북한과 거래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오는 5월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할 계획이다.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남북 정상회담은 내달 27일 열린다. 다만 미국의 외교관들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회담은 말 그대로 간단한 만남이 될 것이며 북한의 무기나 경제 제재를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회담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기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 전날 트럼프는 트위터에 북·중 정상회담을 언급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김정은과 만남이 매우 잘 되고 있고 김정은이 나와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또 “김정은은 자신과 인민, 인류를 위해 바른 일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평화와 비핵화를 달성할 좋은 기회가 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