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현의 채권썰] 이주열 2기 통화정책, 달라질게 있을까?

입력 2018-04-0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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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집권 2기를 시작한다. 두 번째 임기를 맞아 여러면에서 각오를 새롭게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 힘들 것이란 판단이다. 그가 연임했다고 해서 대내외 경제상황이 바뀐것도 아닌데다, 그의 성향이 집권 2기를 맞아 매파에서 비둘기파로 혹은 비둘기파에서 매파로 변할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 총재가 직면한 통화정책 환경은 집권 1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다. 집권 1기 만해도 우선 대외적으로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완화정책에 대한 공조를 이어갔다. 환율전쟁까지 벌이며 앞다퉈 금리인하에 나섰다.

대내적으로는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소위 초이노믹스 경제정책 하에 ‘척하면 척’하며 금리인하를 하면 됐다. 한은 독립성 논란과 함께 소신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사실상 ‘선생 경환’의 지시에 따르면 됐다.

반면 집권 2기는 세계 경제가 개선조짐을 보이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도 각자도생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금리인상 속도를 가속화할 조짐이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완화정책의 정상화를 시작하려 한다.

대내적으로도 정권이 교체됐다. 박근혜정부와 달리 문재인정부는 한은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분위기다. 문재인정부 출범 초기인 지난해 6월 한은 창립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스승인 박승 전 한은 총재는 “새 정부가 들어섰다. 중앙은행 독립성을 최대한 존중해주리라 생각한다. 한은도 새 정부를 도와야 한다”며 “한은도 중앙은행으로서 정통적인 물가안정은 물론 국제수지, 고용, 성장 등 민간목표를 포괄하는 정책목표를 갖고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언급한 것은 그 신호탄이다.

대내경제도 녹록지 않다. 한은도 지난해 11월 6년5개월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1%대 초중반에서 좀처럼 오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인플레(물가)와 145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추가 금리인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경기회복 역시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에 따라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결국 최근 펼쳐온 데이터디펜던트 속에서 통화정책을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상황을 어떻게 조율하고, 조화해 나갈지 지켜볼 대목이다. 그 과정 속에서 이 총재의 온전한 실력을 엿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또 국회 인사청문회에까지 지적이 나왔던 ‘관망 주열’이라는 오명을 해소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선물, 이투데이 추정)
(삼성선물, 이투데이 추정)
2일 채권시장은 관망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성금요일과 부활절로 휴장한데다 오늘내일 사이 예정된 국고채 3년물과 30년물 입찰 결과를 지켜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년과 10년 국채선물시장에서 각각 15일째, 8일째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순매수 움직임의 변화가능성도 주목해야겠다.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가 3년 선물의 경우 13만1800계약으로 9개월만에, 10년 선물의 경우 2만7300계약으로 6개월만에 각각 최고치이기 때문이다.

역외환율이 하락했고, 전날 나온 3월 수출입실적도 비교적 호조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리스크온 분위기가 펼쳐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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