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 역사강사가 제주 4.3 사건 사연을 전하던 중 눈물을 흘렸다.
3일 오전 11시부터 KBS1TV에서는 '제주 4.3 70주년 설민석의 역사특강'이 전파를 탔다.
설민석은 이날 '당신이 몰랐던 제주 이야기'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설민석은 제주 4.3 사건 생존자의 증언을 전하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제주도민 안인행 씨의 증언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설민석에 따르면 안씨는 어머니의 죽음을 눈앞에서 겪어야 했다. 안씨는 "(당시) 총소리가 요란하게 나자 바로 옆에 나란히 묶인 어머니가 나를 덮치며 쓰러졌다. 총에 맞은 어머니의 몸이 요동 치자 내 몸은 온통 어머니의 피로 범벅이 됐다. 경찰들이 '총에 덜 맞은 놈이 있을지 모른다'면서 일일이 대검으로 찔렀으나 그때도 난 어머니의 밑에 깔려 무사했다. 만일 영화나 연극으로 만든다면 난 그날의 모습들을 똑같이 재연할 수 있을 정도로 눈에 선하다.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느냐"고 증언했다.
또 설민석은 "한 할머니는 (제주 4·3 사건 당시) 총탄에 맞아 턱 없이 평생을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살았다. 항상 위장병에 시달렸다. 그러나 음식물을 소화하지 못하는 것보다 그날의 참상을 말하지 못하고 사는 아픔이 더 크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설민석은 잔혹했던 제주 4 ·3사건의 사료를 설명하던 도중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 사료를 갖고 나오지 못한 끔찍한 증언이 많다. 하나만 더 말하면 제주도 빌레못이라고 있다. 선사시대 유적인데 그곳에 숨어 있던 사람들이 토벌대에게 들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3세 어린이의 두 다리를 잡고 바위에 패대기쳐 죽였다고 한다. 제게도 아들이 있다. 이제 세 살이다. 뛰어놀아야 할 아이가 무슨 죄가 있다고 잔인한 죽음을 당해야 하나. 당시 이 모습을 지켜본 가족의 심정은 어떻겠는가"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