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장막판 하락 전환하며 3년5개월만에 최저치로 끝났다. 밤사이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원·달러는 상승 출발했지만 추격 매수가 없었던데다 아시아시장에서 위안화 등이 강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장막판 롱스탑 물량이 나왔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화강세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원화를 보는 외국인들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고 봤다. 이달말과 다음달 남북간 북미간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 하락 추세는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주엔 1050원대 중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중저가는 1054.0원으로 역시 2014년 10월31일 1052.9원 이후 가장 낮았다. 1057.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059.4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5.4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56.2/1056.8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15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73포인트(0.07%) 하락한 2442.43을, 코스닥은 4.52포인트(0.52%) 상승한 872.32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949억3200만원어치를 매도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824억16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어제 뉴욕 주가가 좋지 않아 원·달러가 상승출발했다. 장중 아시아시장에서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통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원·달러도 1059원을 넘지못했다. 마감직전엔 코스피가 낙폭을 축소한데다 위안화와 연동해 하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화 강세 분위기가 좀 더 강하게 작용하는 듯 싶다. 이번주 반등을 힘들 것으로 보여 1050원대 중반에서 등락하겠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외부적으로는 미국 증시가 좋지 않았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되레 빠졌다”며 “원화를 보는 외국인과 역외거래자들의 시각이 바뀐 듯 싶다. 4월과 5월로 예정된 남북간 북미간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로 인해 그간 리스크요인 중 하나로 꼽았던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대상에서 제외하는 분위기다. 원·달러는 추가로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장막판 하락은 장중 롱포지션에 대한 스탑물량이 나왔기 때문으로 봐야겠다. 개장초 코스피가 좋지 않아 원·달러 상승 분위기에 달러를 매수했지만 역외나 업체에서의 추격매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0.27포인트(0.25%) 떨어진 105.97엔을, 유로·달러는 0.0010달러(0.08%) 오른 1.2320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