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보라색 이불을 뒤집어쓰고 집을 나간 채 사라진 20대 여성 A 씨가 8일간 산에서 진달래꽃으로 연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3일 오후 4시 10분께 부산 금정산 금강암 북문 200m 지점에서 가족에 의해 발견됐다. A 씨의 가족은 발견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A 씨는 다리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 외에 별다른 부상은 없었다. 하지만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부산 경찰청 한 관계자는 "A 씨가 8일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씻지도 않아 피골이 상접한 상태였다. 얼굴도 너무 시커멓게 변했다"며 언론에 노출시키지 않은 배경을 설명했다.
A 씨는 8일간 행적에 대해 "계곡에 있는 큰 바위 밑 움푹 들어간 곳에서 추위를 피해 잠을 잤고 인근에 피어 있는 진달래꽃을 따먹으며 굶주린 배를 채웠다"고 말했다.
A 씨는 우선 부산시립의료원에 입원해 건강검진 및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이후 해바라기센터 등 편안한 장소에서 그간의 행적을 자세히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7일 저녁 A 씨는 부산 금정구 자택에서 어머니와 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다가 휴대전화를 놔둔 채 사라졌다. A 씨 동생은 "1995년생 친언니를 찾고 있다"며 실종 당시 언니의 모습을 담은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동생은 보라색 이불을 쓰고 신발도 신지 않고 거리를 배회하는 A 씨 모습과 함께 언니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샀다.
경찰은 전담팀을 구성해 실종된 A 씨의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을 여러 장 게재한 전단을 배포하고 매일 500명 이상을 동원해 A 씨를 수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