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계제도(IFRS 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업계에서 계리사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정작 관련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4일 한국보험계리사회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생명·손해보험사들이 계리사 모집 공고를 낸 건수는 총 58건이다. 생보사 47건, 손보사 11건의 채용공고를 올렸다. 보험사의 계리사 모집 공고는 2016년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104건(생보 80건, 손보 24건)이었던 것이 지난해 119건(생보 86건, 손보 33건)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면 240여 건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험계리사회 관계자는 “IFRS 17 도입을 앞두고 계리사 인력에 대한 보험사의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이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 최근 들어 경력직 채용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계리사 모시기’에 혈안인 것은 2021년 도입 예정인 IFRS 17 때문이다. IFRS 17이 적용되면 기존 원가평가가 시가평가로 바뀌는데 이에 따라 지금까지 판매해 온 보험상품을 재평가해야 한다. 그만큼 보험상품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계리인력의 역할이 중요해 진다.
상황이 이렇지만 보험계리사의 인력 공급은 오히려 더뎌지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보험계리사 증가 수는 2014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보험계리사는 2014년 105명이 늘어난 뒤 2015년 77명, 2016년 91명, 2017년 64명, 2018년 현재 30명 등 증가폭은 줄어들고 있다.
업계는 2014년 보험계리사 시험제도가 바뀐 것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당시 금감원은 최종합격 기준을 기존 총 3개 과목, 평균 60점 이상 득점자에서 5년 이내 5과목, 60점 이상 득점자만으로 강화했다. 시험 합격 문턱이 높아진 만큼 합격자 수도 급감했다. 2014년 이전 140여 명에 달했던 최종합격자 수는 2014년 0명, 2015년 25명, 2016년 48명, 2017년 62명으로 크게 줄었다.
금감원은 바뀐 시험 제도가 정착할 때까지 두고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계리사에 대한 수요가 정확히 얼마인지 확인하기 어려워 당국이 나서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도 “계리사 합격자가 점점 늘고 있어 내년부터는 원래 수준으로 합격자가 배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