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계저축률 상승은 박근혜정부 완화책에 따른 주택수요 촉발이 원인

입력 2018-04-04 14:25 수정 2018-04-0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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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대비 실물(부동산)투자 비중 1%p 늘 때 저축률 1.3~3.6%p 증가..전통적요인 설명 어려워

최근 가계의 저축률 상승은 박근혜정부가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폈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규제 완화와 금리인하 정책등 특이요인이 원인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4일 한국은행 조사국 김형석 차장과 성현구 과장 등이 발표한 ‘최근 가계 저축률 상승 원인 및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최근 저축률 상승은 2013년부터 도입한 일련의 부동산 완화정책 등으로 가계의 주택수요가 촉발한데 따른 것이다. 가계가 주택매입자금 마련을 위해 부채를 늘리는 동시에 소비를 줄이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분석결과 가계 및 비영리단체(이하 가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실물(부동산)투자 비중이 1%포인트 늘 때 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저축률(가계순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순저축)은 1.3%포인트에서 3.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주택시장과 저축률의 이같은 관계는 부(富)의 효과(wealth effect) 외에도 주택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저축률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경로가 있다고 봤다.

즉 가계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규모에 한계가 있다는 점(예산제약)에 비춰보면 우선 금융기관을 통한 부채조달은 무한정 증가할 수 없다. 결국 저축을 통해 부족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소비가 줄고 저축률은 상승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 구매시 중도금과 잔금 등으로 지불하는 관행이 여전해 단기간에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또 채무자의 상환책임 범위 역시 주택담보대출이라 하더라도 주택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보고서는 주택투자와 저축률간 높은 상관관계가 이런 우리나라의 특수상황도 일정부분 기인한 것으로 봤다.

2002년 1.0%까지 하락했던 가계 순저축률(이하 저축률)은 2013년(4.9%)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2015년 8.1%까지 올랐다. 최근 발표한 국민계정에 따르면 2016년과 2017년 저축률은 각각 7.6%를 기록 중이다.

이는 그간 전통적 분석기법인 거시·구조적요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실제 최근 근로소득을 중심으로 가계소득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 국민연금 등 사회부담금이 늘고 있다는 점, 교육·통신·교통비 등을 중심으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에 비춰보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줄여 저축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김형석 한은 거시재정팀 차장은 “최근 몇 년사이 저축률이 올랐다. 실질이자율이나 인구고령화 등 전통적 요인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며 “2014년을 전후한 몇 년간의 주택투자 붐이라는 특이요인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는 주거용 건물투자 증가세가 축소될 경우 현재의 저축률이 조정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주택가격에 대한 지나친 상승 기대는 최근과 같은 소비둔화를 초래할 위험이 존재한다”며 “현재 경제성장률에 비해 낮은 증가율을 보이는 민간소비를 진작하기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주택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주택구입 부담을 경감하는 등 정책이 추진될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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