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트럼프 철강 관세에도 시큰둥한 이유는…무역장벽 극복 ‘고급화’에 답 있다

입력 2018-04-05 08:31 수정 2018-04-0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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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품목별로 관세 면제 받을 것 자신…“미국 업체, 특수강 고객 인증에 수년 걸려”

일본 철강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25% 철강 관세 부과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 철강업체는 자신들이 생산하는 제품이 고급이어서 품목별로 면제를 받는 등 트럼프의 무역장벽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개했다.

일본 정부는 최대 동맹국인 미국이 자국에 관세 폭탄을 던진 것에 대해 분노와 좌절을 표시했음에도 보복 위협을 가하지 않는 등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일본 철강업계가 크게 동요하지 않았기 때문.

이런 일본의 반응은 트럼프와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정부의 입장과 함께 미국도 너무 많은 산업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무역수지 적자 문제를 단순히 관세로만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FT는 설명했다.

한 일본 대형 철강업체 관계자는 “미국 철강업체들은 기술 면에서 꽤 뒤떨어져 있다”며 “미국 업체들이 지금 바로 기술 투자를 하더라도 석유산업과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특수강에 대한 고객 인증을 획득하는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말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이유로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호주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에 관세를 임시 면제한다고 발표했으나 일본은 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니폰스틸&스미토모금속, JFE홀딩스, 고베제강 등 일본 철강업체의 대미 수출액은 연간 약 20억 달러(약 2조1280억 원)에 이른다. 그 대부분이 여러 산업에서 필수적으로 쓰이는 특수강이다. 일본은 미국에 약 19만 t의 고급 배관을 수출하고 있다. 이는 지하 깊숙한 곳에 있는 유정에 쓰인다. 또 다른 32만 t은 자동차업체들의 특수강이며 17만 t은 강한 내구성을 필요로 하는 철도 선로용 철강이다. 미국 메이저 석유업체들이나 현지에 공장이 있는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장기 계약을 맺고 일본산 철강을 수입하고 있다.

트럼프의 새 관세는 미국에서 원하는 철강을 구하지 못하면 기업들이 해당 품목에 대해 면제를 요청할 수 있는 항목이 있다. 신도 고세이 일본철강연맹 회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수출하는 제품 중 상당수가 미국에서 생산될 수 없거나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것들”이라며 “우리는 미국 측에 이를 설명하고 개별 면제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 철강 수출량 3800만 t 중 80%가 아시아에 집중되는 등 미국시장의 중요성도 크게 줄었다고 F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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