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전 사업자 선정 눈앞···21조 잭팟 터질까

입력 2018-04-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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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사업비 21조 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자력발전소 예비사업자(쇼트리스트) 선정이 임박하면서 정부와 건설사들의 행보가 분주해지고 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말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프랑스 등 6개국이 1차로 제출한 상용 원전에 대한 RFI(기술정보요구서) 답변서를 바탕으로 이달중 예비사업자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RFI는 발주처가 사업자 선정에 앞서 업체들의 기술력과 재무 상태 등 원전 건설 능력을 평가하는 절차로 이 과정에서 2~3개국이 예비사업자에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예비사업자 선정까지는 무난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UAE의 바라카 원전을 통해 우리나라의 기술력 등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바라카 원전에 사용된 3세대 원전인 APR-1400은 지난 2016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심사 3단계를 통과했는데 미국에서 자국을 제외하고 이 인증을 받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또한 UAE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자이드 왕세제가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멘토’로 알려져 있을 만큼 절친한 것 역시 우리에게는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달 문재인 대통령은 UAE를 방문했을 당시 사우디 원전 수주를 위해 협력하기로 논의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사우디 원전 수주전을 위해 한국과 UAE 양국은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사우디가 이번에 발주한 원전은 2기(총 2.8GW)로 사업비는 21조 원(약 200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라는 것이 건설업계의 전망이다. 사우디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원전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인데 현재 0%인 자국 내 원전 비중을 2040년까지 15%(원전 설비 기준 17.6GW)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같은 방안이 계속해서 추진될 경우 총사업비만 100조 원을 넘어설 수 있다. 통상 2기씩 한번에 시공하는 원전의 특성상 첫 2기를 따내는 나라가 이후 수주전에서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자리를 선점하게 된다.

하지만 원전 강국들이 모조리 이번 사우디 원전 공사를 노리는 만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사우디 왕세자와 만난 자리에서 ‘우라늄 농축 허용’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제시했다. 미국 원자력법에 따라 미국 원전 수입국은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를 포기해야 하는데 이란과 역내 패권 경쟁을 벌이는 사우디로서는 이번 조건으로 선택지가 늘어나게 됐다.

또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사우디 국왕을 모스크바로 초청해 원전 분야 협력을 논의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사우디 원전 수주를 위해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프랑스의 원전 기술력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이에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전 선진국들이 모두 뛰어들 경우 결국 누가 안정적으로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느냐를 발주처에서 보게될 수 밖에 없다”며 “우리도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을 내놔야 수주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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