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기판사업 허브’ 中 쿤산법인 3년간 적자 지속

입력 2018-04-0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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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제공=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삼성전기의 기판사업 허브로 꼽히는 중국 쿤산법인이 기판사업 부진의 여파로 해외사업장 중 3년 간 유독 큰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중국 쿤산법인은 지난해 291억2991만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과 2015년에도 각각 169억2683만 원, 400억3458만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쿤산법인은 삼성전기가 글로벌 기판사업의 허브로 육성하고자 세운 삼성전기의 4번째 중국 생산법인이다. 쿤산법인은 2009년 말 대만업체 J3의 중국 기판 생산법인 ‘유니캡’ 자산을 인수해 설립했다. 삼성전기는 쿤산법인의 생산 능력 확충 등을 위해 2013년 1088억 원 증자를 승인했으며, 2016년에도 쿤산법인에 생산라인에 대한 정비와 신규 라인 증설을 위한 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쿤산법인은 현재 삼성전기에서 만들어지는 HDI(스마트폰용 메인 기판)를 생산하는 법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쿤산법인의 영업적자 지속에 대해 기판사업의 부진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쿤산법인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영업이익을 내왔지만 삼성전기의 기판사업부가 힘들어지는 2015년 기점으로 함께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전기 기판사업부는 △2014년 12억2700만 원 △2015년 882억8400만 원 △2016년 1196억1200만 원△2017년 697억6700만 원의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삼성전기의 HDI 사업은 반도체패키지기판사업과 함께 기판사업부를 지탱하고 있는 큰 축이었다. 스마트폰 시장과 함께 성장을 거듭한 분야지만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주요업체들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몇년 간 삼성전기의 실적을 발목 잡아왔다.

삼성전기는 기존 HDI사업에서 기술 차별화 요인이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영업적자가 이어지자, HDI에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고밀도 다층 기판인 SLP로 전환을 가속 중이다. SLP는 적층 구조다 보니 기존 HDI보다 크기가 작으면서도 보다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갤럭시S9과 갤럭시S9플러스에 SLP가 첫 탑재됐다.

그러나 HDI 사업의 효율화나 SLP, RF PCB(경연성인쇄회로기판) 등 차세대 제품의 신규고객 확보는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SLP를 사용하면 HDI면적을 기존보다 줄이거나 최소화할 수 있어 배터리 공간 확보에 용이하지만, 아직 양산성이 검증이 안된 상태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많아 관련 부문 수익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판사업의 전방산업으로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전자산업이 있고, 후방산업으로는 소재산업과 도금과 인쇄같은 설비산업이 있는데 연관된 사업의 시장 전망이 좋지 않아 시장의 어려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쿤산과 함께 기판 사업을 하고 있는 베트남 법인은 카메라모듈과 RF PCB 기판을 생산하고 있어 쿤산 법인과 비교해 상황이 낫지만, 쿤산법인은 HDI만 생산하고 있어 당분간 영업적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아직 쿤산법인의 SLP 기판 양산 라인 구축을 위한 투자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올해부터 기판부문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쿤산법인의 상황도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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