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우울한 창립기념일

입력 2018-04-0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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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 7일 창립 72주년을 맞았으나 어떤 공식행사도 없이 조용히 기념일을 보냈다.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 이었던 금호타이어의 분리와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 등으로 위축된 분위기를 반영한데 따른 것이다.

9일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창립 72주년과 관련해 특별히 진행된 행사는 없었다”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 역시 별다른 일정 없이 업무에 나섰다”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몇 년간 창립 기념일과 관련한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했다가 자금난을 겪으면서 핵심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을 잃은 탓이다.

이후 박삼구 회장은 그룹재건을 위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되찾기 위해 나섰고 2015년 금호산업을 다시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인수에 실패하며 박 회장은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항공과 건설, 고속사업을 주축으로 ‘다시’ 그룹 재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현재 그룹 최대 현안은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안정성 확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산업은행의 소속기업체 평가에서 심층관리대상으로 분류돼 연말부터 실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이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단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다.

이에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자발적으로 수립한 자구계획을 바탕으로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노력해 왔다. 지난달 중순 광화문 사옥을 매각했으며 CJ대한통 주식도 팔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MOU 체결로 금융권의 신뢰를 회복해 만기도래가 예정된 여신의 기한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권과 구체적인 연장 기한을 협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호그룹은 그룹 지배회사인 금호홀딩스의 사명도 금호고속으로 바꿨다. 금호고속은 고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가 1946년 중고 택시 2대로 설립한 그룹의 모태다. 금호그룹 측은 모태 기업인 금호고속으로 변경해 새로운 출발의 시금석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동안 점쳐졌던 금호홀딩스의 지주회사 전환은 당분간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당초 시장에서는 금호그룹이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이 합병을 결정하자 금호그룹이 지주회사로의 전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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