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실적, ‘트럼프 무역 전쟁’으로 흔들리는 증시 살릴까

입력 2018-04-0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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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JP모건 등 실적 발표로 어닝시즌 개막…S&P500 기업 1분기 순익 전년비 18% 증가 추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전쟁 시동을 걸은 지 약 1개월이 지났다. 앞이 보이지 않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휘말리면서 시장의 피로감이 더욱 짙어졌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계속되는 기업 실적 호조가 증시를 지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예측 불능인 트럼프 정권하에서도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분기 어닝시즌이 그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오는 12일 미국 항공 대기업 델타를 시작으로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13일에는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등 금융 대기업이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트럼프 정부는 갈팡질팡하는 행보로 시장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00억 달러(약 107조원) 추가 관세 검토 지시로 무역 전쟁 불안을 고조시키고 나서 8일에는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증시 강세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실적에 대한 밝은 전망이다. 톰슨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S&P500 기업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 매출은 7% 각각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글로벌 경기회복과 트럼프 감세 효과가 기업들의 순익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디시전이코노믹스의 앨런 시나이 회장은 “현재 무역 전쟁으로 인한 경기 후퇴 효과는 작다”며 “미국 기업 실적이 강한 것으로 확인되면 시장은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집계에서 지난 1분기 S&P500 기업 중 52곳이 부정적인 실적 가이던스(안내)를, 53곳은 긍정적인 가이던스를 각각 제시했다. 이는 여전히 시장의 낙관적인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음을 뜻한다. 지난 5년간 부정적인 가이던스를 발표한 기업 평균치는 80곳이었다. 긍정적 가이던스를 내놓은 기업은 5년 평균치 28곳을 크게 웃돌았다.

연초부터 지속된 주가 조정으로 증시가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불안도 해소됐다. 미국 S&P500 기업의 1년 후 예상 순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2일 16.4배까지 하락해 2016년 3월 이후 2년여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애런 수석 투자전략가는 “최근 매도세가 유입된 IT 업종은 높은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며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밝혔다.

다만 무역 마찰 격화로 개인소비가 침체하거나 기업이 투자를 자제하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증시 하락 압박도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에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캐터필러와 보잉이 어떤 실적 전망을 제시할지도 주목된다. 캐터필러는 오는 24일, 보잉은 25일 각각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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