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난민’ 헝가리 오르반 총리 4선 성공…여당 피데스 압승

입력 2018-04-0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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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의석 3분의2 확보...‘민주주의 후퇴’ 평가도 제기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8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 지지자들 앞에서 총선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부다페스트/로이터연합뉴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8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 지지자들 앞에서 총선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부다페스트/로이터연합뉴스
반난민 정책을 기치로 내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8일(현지시간) 헝가리 총선에서 3번째 연임에 성공해 4선 총리가 됐다.

이날 영국 가디언은 헝가리 선거관리위원회의 결과를 인용해 오르반 총리의 집권당 피데스가 압도적으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여당 피데스는 총 득표율 49.5%를 기록했다. 의석수는 전체 199개 중 133석을 차지해 개헌 가능 의석인 3분의 2를 확보했다. 투표율은 69.1%로 1990년 헝가리에서 민주 선거 제도를 처음 도입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르반 총리는 자정 직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근처의 피데스 선거 본부에 나타나 환호하는 군중들 앞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헝가리를 보호할 기회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의 사위를 비롯해 피데스 당 간부들이 연루된 부패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여당의 반 이민 정책에 대한 핵심층의 지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번 승리는 오르반의 반 이민 정책에 대한 헝가리 국민의 지지이며, 유럽 전역의 극우 정당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오르반 정부는 남쪽 국경에 울타리를 세워 이민자들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거나 자국으로 유입되는 모든 난민을 가두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반 이민 정책을 펼쳤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는 유럽연합(EU)의 난민 분산 수용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 유세 연설에서 “만약 난민 부담금이 깨지고, 국경이 열리고, 난민이 들어오면 우리에게 되돌릴 방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의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연결된 인사들이 언론을 통제하고,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을 ‘외세의 앞잡이’로 낙인찍어왔기 때문이다. 이어 오르반 총리가 지난달 연설에서 그의 정적들에게 ‘도덕적, 정치적, 법적 보상’을 요구한 것을 들어 야당과 시민사회, 그리고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들이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는 (OSCE)는 9일까지 총선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에는 총선을 둘러싼 언론과 사법 환경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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