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법원장은 9일 오전 10시 경기도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2기 전국법관대표회의' 1차 회의에 참석해 "최근 법원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참담한 심정을 겪게 했다"면서 "그러나 법원 스스로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제도 개혁을 위한 큰걸음을 내딛는 과정에서 법관들이 중대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치하했다.
김 대법원장이 언급한 일련의 사건들 중 가장 큰 현안은 법원행정처가 특정 성향의 판사들을 뒷조사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4월과 올해 1월까지 두 번의 조사를 했지만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현재는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을 단장으로 하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특별조사단이 비밀번호가 설정된 문건 등을 대상으로 3차 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규명 요구 등 사법 개혁 추진에 판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왔다.
이날 김 대법원장은 전국법관대표회의 상설화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 대법원장은 "그동안 전국 법관의 의사를 묻는 다양한 형태의 회의체가 있어 왔지만, 이번에 출범하는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법관들의 총의를 제대로 모을 수 있는 상설협의체라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제도 개혁의 힘든 여정에 동참해 주기를 기대한다"며 사법행정이 일선 법관들, 국민의 시각과 동떨어진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도 함께 담당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