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질타에…삼성증권, 멀어지는 ‘초대형 IB’

입력 2018-04-09 19:03 수정 2018-04-1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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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삼성증권)
(사진제공=삼성증권)
금융당국이 6일 벌어진 자사주 배당사고에 엄중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삼성증권이 추진해온 초대형 투자은행(IB) 행보가 더욱 험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삼성증권 배당착오 입력에 대한 대응방안’ 브리핑에서 “삼성증권의 사과문에 직원 실수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내용은 있었으나, 정작 회사나 경영진의 사과는 빠졌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사건의 무게에 비해 삼성증권의 대응 태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이날 삼성증권에 대한 특별 점검에 착수하고, 위법사항이 있으면 엄중하게 조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하락시킨 이번 건으로 삼성증권은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영업 또는 업무를 크게 저해하는 행위로 건전경영을 훼손하거나, 금융거래자 등에게 중대한 손실을 초래한 경우 금융당국은 최대 영업인가까지 취소할 수 있다. 기관경고만 받아도 1년간 신규 사업 진출이 금지된다. 당국은 이번 사고가 증시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인 만큼, 적합한 제재 수위를 찾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의 초대형 IB사업도 온전한 모습을 갖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증권은 초대형 IB 인가를 받았지만, 핵심 업무인 단기금융업(발행어음)의 경우 대주주 적격성 논란으로 인가가 보류된 상황이다. 여기에 이번 자사주 배당사고로 인한 중징계를 피하지 못할 경우, 단기금융업 인가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직원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까지 거론된 만큼, 금융당국으로서도 (단기금융업 인가를) 내줄만한 명분이 더 약해진 것 아니겠냐”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사고의 여파가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폐지 요구로 번지면서 후폭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9일 오후 4시 30분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 청원 동의자 수는 19만 명에 달하고 있다. 청와대는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달 내 20만 명 이상이 참여한 경우, 청와대 수석비서관 또는 관계부처 장관이 공식 답변을 내놓는다는 방침을 정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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