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朴 같은 뇌물 혐의 재판부 어떻게 판단할까

입력 2018-04-10 08:02 수정 2018-04-1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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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유죄 입증 쉬운 단순 뇌물죄 가능성 높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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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삼성 등 기업으로부터 건네받은 뇌물 혐의액은 110억 원에 달한다. 지난 6일 박근혜(66)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법원은 뇌물수수 혐의 5개 중 3개를 유죄로 판단했다.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는 총 9개. 법원이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어떻게 판단할지 관심이 쏠린다.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일부에 무죄가 선고된 이유는 유죄 입증이 어려운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제3자 뇌물죄는 공직자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며 제3자에게 뇌물을 건넬 때 처벌하는 것이다.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가 유무죄를 가른다. 법원은 삼성이 영재센터에 16억 2800만 원, 미르ㆍ케이 스포츠 재단에 204억 원을 지원한 것과 관련해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작업을 내용으로 한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부분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선 제3자 뇌물죄보다 유죄 입증이 쉬운 단순 뇌물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단순 뇌물죄는 제3자 뇌물죄와 달리 부정한 청탁 없어도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만 입증하면 된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과 대통령 재직 시절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성동조선해양(22억5000만 원) △대보그룹(5억 원) △ABC상사(2억 원) △김소남 전 의원(4억 원) △지광 스님(3억 원) 등에게서 공직 임명이나 사업 지원 등을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각각의 뇌물은 서울시장과 대통령이라는 직무와 관련해 받은 것으로 단순 뇌물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삼성그룹에서 건네받은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소송비 67억700만 원에 대해서도 단순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 검찰은 다스의 실소유주를 이 전 대통령으로 결론 낸 만큼 삼성이 다스에 건넨 소송비는 뇌물로 봤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삼성이 건넨 자금 중 일부는 소송비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보관ㆍ관리하여 대통령 임기 후 돌려받을 계획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과정에서 자금 통로 역할을 한 아내 김윤옥(71) 여사, 맏사위 이상주(48) 삼성전자 전무 등 가족들 역시 뇌물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뇌물죄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으면 성립하지만 형법 제30조는 공무원이 아닌 자가 공무원과 공모해 직무와 관련한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하는 경우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규정한다. 김 여사와 이 전무가 이팔성 전 회장에게 돈을 건네받을 때 이것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부분이 입증되면 이들 또한 뇌물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한편 이 전 대통령 재판은 이르면 이달 말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전 대통령 사건을 부패 사건 전담 재판부인 형사27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에 배당했다. 서울중앙지법 측은 "이 전 대통령 사건은 사안의 내용, 국민적 관심의 정도 등에 비춰 적시처리가 필요한 중요 사건으로 선정됐고, 관련 규정에 따라 관계되는 재판장들과 협의를 거쳐 전자적 방법으로 배당이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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