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 D-47...업계 M&A 신호탄 될까

입력 2018-04-10 09:42 수정 2018-04-1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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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임시국회 파행, 과방위 법안소위 의원 구성도 못해…1~2년 연장안도 유력

미디어 시장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도입한 합산규제(점유율 33% 제한) 일몰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인수합병(M&A)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27일 케이블TV와 위성방송, IPTV 등의 가입자를 합산해 특정 사업자가 전체 가입자의 33%를 넘지 못하도록 한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자동 폐지된다. 합산규제 폐지는 유료방송 업계의 M&A 도화선이 되고 M&A 결과에 따라 현재 유료방송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4월 임시 국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합산규제는 폐지는 1년 이상 연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합산규제 폐지, 시장점유율 제한 풀려 유료방송 시장 M&A 속도= 유료방송 합산 규제는 케이블TV·위성방송·인터넷(IP)TV 등 유료방송 사업자의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특정 기업군의 가입자 합이 전체 가입자의 3분의 1(33.33%)을 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특정 사업자의 유료방송 시장 독점을 막으려는 조치로 2015년 6월 처음 시행됐는데 오는 6월 27일 자동 폐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T의 IPTV와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가입자를 합친 가입자 비율은 30.18%다. 합산 규제 33.33%까지 3.15%포인트밖에 남지 않았다.

업계에선 합산규제가 예정대로 일몰될 경우 점유율 상한제가 풀리면서 자연스럽게 유료방송 시장에 M&A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가입자 상승세에 있는 IPTV 사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성장 하락세를 겪고 있는 케이블TV 업체들을 인수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KT는 일몰이 비합리적인 시장규제라는 점에서 예정대로 합산규제가 일몰(효력정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나머지 사업자는 공개적으로 반대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케이블TV로 대표되는 종합유선사업자(MSO)가 매물로 나오면서 기존 합산규제 일몰 반대에서 찬성 쪽으로 돌아선 입장이다.

실제로 연초부터 통신사들과 케이블업체들이 적극적인 M&A 움직임을 보였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월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 인수를 추진하다 언론에 노출되면서 협상을 잠정 중단했다.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 수는 328만 명으로 유료 방송 시장에서 점유율 10.67%로 KT SK브로드밴드에 이어 3위다. CJ헬로 가입자는 397만 명이다. LG유플러스가 헬로비전 인수에 성공하면 총가입자 수는 725만 명으로 늘어난다. 시장 점유율도 23.55%로 올라 SK브로드밴드(13.49%)를 제치고 KT에 이어 2위로 올라설 기회였다.

LG유플러스는 인수설과 관련해 “당사는 케이블TV 인수와 관련해 특정 업체에 한정하지 않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혀 추후 다시 M&A를 시도하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CJ헬로비전 인수에 한 차례 실패를 맞봤던 SK텔레콤도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1월 열린 방송통신 신년인사회에서 “유료방송업체 인수합병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지만 케이블TV든 통신사든 같이 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케이블 업계 내에서도 본격적인 M&A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달 30일 딜라이브는 17개 권역의 하나인 서초지역 SO(서초디지털OTT방송)를 현대HCN에 335억 원에 매각했다. 이 지역 딜라이브의 가입자는 약 5만 1000명 수준으로 가입자당 평균 단가는 65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딜라이브 채권단 등은 지난 2015년 이후 수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약 2조 원으로 책정된 높은 가격 때문에 매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현대HCN에 일부 지역의 사업권을 분할매각해 3년째 지지부진했던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는 최근 “다양한 사업자들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전체적으로 통매각만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4월 임시국회 불투명… 합산규제 일몰 1~2년 연장 가능성 무게= 하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합산규제가 예정대로 일몰되지 않고 일정 기간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 대립으로 국회가 보이콧을 선언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는 뒤로 밀리고 있기 때문. 4월 임시국회는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사라지는 6월 27일 이전 사실상 마지막으로 논의할 수 있는 기회다.

과방위 정보통신방송 법안심사소위원회 의원 구성 문제도 해결되지 않아 유료방송업계의 시급한 사안인 합산규제 논의는 이달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합산규제가 1년 혹은 2년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6년 국회 과방위 소속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계속 유지시키는 내용의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IPTV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논의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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