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900%대 고이자를 받아 챙긴 불법채권추심 조직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소액을 고리로 대출해주고 협박 등 불법 채권추심을 한 혐의(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일당 64명을 검거해 총책 장 모(24) 씨 등 14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고리대금업을 하려고 전국 규모의 범죄단체를 조직해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 말까지 1만1000명에게 12억 원을 빌려주고, 이자로 35억 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신용불량 등으로 금융권에서 소액조차 빌리기 어려운 서민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30만 원을 대출해주고 1주일 뒤 50만 원을 변제받는 등 주로 소액 대출을 하고, 연 3900%의 고이자를 적용했다.
돈을 잘 갚으면 월 단위로 200만∼300만 원씩 대출해주겠다고 유인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이들은 대출해 줄 때 부모·친인척·지인 등 15∼20명의 연락처를 적도록 한 뒤 돈을 갚지 않으면 본인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전화해 욕설과 협박을 일삼았다.
이렇게 얻은 부당이득으로 이들은 서울 강남 지역에 월세 1천50만 원짜리 집을 얻고 외제차를 뽑는 등 호화생활을 즐기고 룸살롱 등 유흥업소도 드나들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수법 또한 조직적이었다. 이들은 콜(전화)팀·면담팀·수금팀·인출팀·경리팀 등을 갖추고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이들은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려고 '김대리'·'이대리' 등 가명을 쓰고 주임-대리-팀장-과장-실장 순으로 지휘 통솔 체계를 갖춰 직속 상·하급자 외에는 서로 알 수 없도록 점조직 형태로 운영했다.
이밖에도 이들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부수는 등 관련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편, 경찰은 이자 감면과 채무 탕감을 약속받고 범죄에 사용할 통장을 이들에게 양도한 채무자 20명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