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배당사고 후폭풍…증권가 수술대 오르나

입력 2018-04-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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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대표 간담회'에서 각 증권사에 내부통제시스템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연합뉴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대표 간담회'에서 각 증권사에 내부통제시스템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연합뉴스)

6일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착오 사고 이후 증권가 후폭풍이 거세다. 금융감독당국은 삼성증권에 정확한 피해자 보상 대책을 요구하면서, 실수를 악용한 임직원에 대한 엄중 처벌을 예고했다. 나머지 증권사들에게는 내부통제(컴플라이언스)시스템 강화를 주문했다.

◇금감원, 삼성증권 사후처리 주시 =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증권사 대표단 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회의에는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 등 증권사 대표 17명과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 원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자본시장 발전의 근간인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직원 개인의 실수라고 하기에는 심각한 내부 시스템 문제가 드러났다”고 질타했다. 특히 담당 직원의 오류 발견 이후 비상조치 시행까지 37분가량 걸린 점을 들어 위기대응 메뉴얼 부재 문제를 지적했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의 사후처리 과정을 면밀히 살필 방침이다. 정확한 피해자 보상 대책을 마련하고 내부 임직원에 대한 정밀 조사를 촉구했다. 이를 토대로 금감원은 회사와 임직원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구 대표 역시 처벌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김 원장은 구 대표 처분과 관련해 “조사 결과가 나오면 기관 차원에서든, 책임있는 임직원 전반에 대해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를 방문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둘러봤다. 이번 방문은 김 원장의 요청으로 긴급하게 진행됐다. 이경식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부국장은 “한국투자증권은 금융지주 산하 비상장 증권사인 만큼, 불필요한 오해 소지를 막기 위해 선택한 것”이라며 “추가 증권사 방문 계획은 아직은 없다”라고 말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옥을 방문해 내부통제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감독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옥을 방문해 내부통제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감독원)

◇증권가, 내부 시스템 점검에 '부산' = 증권사들은 이번 삼성증권 배당착오 사고 직후 내부 단속에 나섰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주 금요일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가 터지자 마자, 전산팀에 바로 연락해 자체 시스템 점검에 나섰다”면서 “시스템 점검에만 그치지 않고 금투업계 전반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각별히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금감원 역시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각 증권사에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주문한 상태다. 김기식 금감원장은 “삼성증권 조사가 끝난 뒤 바로 증권업계 전반에 대한 시스템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증권과 동일한 우리사주 배당시스템을 보유한 증권사 4곳을 포함, 증권사 전수조사에 착수한다는 얘기다.

한편, 증권가 일각에서는 김 원장의 성향을 고려할 때 삼성증권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 오류, 일반 투자자 손실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과징금 부과가 가능할 것 같다”면서 “금융소비자 이익을 중시하는 신임 금감원장의 성향 등을 감안할 때 강도는 생각보다 높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기식 금감원장은 국회의원 시절부터 국민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강조한 바 있다. 취임식에서도 “금융시스템의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금융감독원의 양대 책무를 효과적으로 이뤄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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