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외신은 디젤엔진 배기가스 시스템 조작 사태 이후 폭스바겐을 이끌어왔던 뮐러가 CEO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디젤 스캔들’을 극복하고 폭스바겐을 살렸지만 창업주 가문의 분노를 샀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폭스바겐은 이날 “13일 이사회가 경영 구조 개혁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 “뮐러가 변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뮐러의 자리는 2015년 폭스바겐에 합류한 디스 대표가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뮐러는 2015년 폭스바겐의 디젤엔진 배기가스 시스템 조작 스캔들로 사임한 마르틴 빈터코른에 이어 CEO 자리에 올랐다. 그는 끝없는 소송의 행진에도 폭스바겐을 이끌어왔으며 위기에 빠진 회사를 잘 추슬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폭스바겐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6% 이상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거의 두 배 늘어나 170억 달러(약 18조1560억 원)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의 판매량은 1070만 대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주가는 약 25% 상승했다. 폭스바겐은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도 나섰다.
WSJ는 창업주 가문과의 갈등으로 뮐러가 낙마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뮐러는 폭스바겐의 회복 방안으로 전기차로의 급진적인 전환을 추진했다. 그는 전기차 개발에 25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뮐러의 전기차 전환 계획은 폭스바겐의 오랜 근무자들과 엔지니어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뮐러는 한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디젤자동차에 대한 보조금 중단과 전기차 개발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옹호하면서 포르쉐와 피에히 등 창업주 일가의 분노를 샀다.
CNBC는 뮐러의 사퇴는 폭스바겐이 디젤 스캔들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는 시도이며 새로운 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디젤 스캔들로부터 벗어나던 폭스바겐은 지난 1월 외부 연구소를 통해 원숭이와 사람을 대상으로 배기가스 노출 실험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다시 한 번 곤욕을 치렀다. 뮐러 CEO는 이에 대해 사과했다. 소식통은 뮐러가 이 사건으로 심각하게 좌절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뮐러의 지위와 책임에 대한 변화를 포함해 고위 경영진 구조의 변경을 고려 중이나 이 사안에 대한 검토가 경영 구조나 인사에 실제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뮐러와 폭스바겐의 계약 기간은 2020년까지이다.
시장은 CEO 교체 소식을 환영했다.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폭스바겐의 주가는 4.5%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