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이더리움 ‘무한채굴 시대’ 막 내리나

입력 2018-04-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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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릭 부테린 “총 발행량 제한하는 업데이트 추진”...“총발행량 1억2000만 이더로 고정” 제안

가상화폐(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이 총발행량을 1억2000만 이더(Ether·단위)로 제한하는 것을 추진한다. 이더리움은 발행량을 무한 공급하는 것이 기본 설계였지만,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은 이달 초 무한 공급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며 발행량을 고정하자는 제안서를 개발자 회의에 제출했다.

◇커뮤니티 의견 묻는다 = 6일 이더리움 재단은 주요 개발자 회의에서 비탈릭 부테린이 제시한 이더리움 개선 제안서(EIP-960)에 대한 회의를 마쳤다.

회의에서 다른 개발자 닉 존슨은 공급이 중단될 경우 디플레이션(화폐 가치 증가)에 따른 유동성 감소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닉은 연간 약 2%의 인플레이션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탈릭은 화폐 가치는 네트워크의 보안성과 직결된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화폐가치가 하락하면, 전체 네트워크가 손쉽게 장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탈릭은 “총 발행량 제한이 결정되면, 대기 중인 메트로폴리스 2단계와 복합지분증명(Hybrid POS·Casper FFG) 방식 업데이트 때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개발진은 먼저 커뮤니티의 의견을 수렴한 후 최종 결정과 세부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더리움, 2년 내 채굴 방식 변화 = 닉 존슨이 제시한 2%의 인플레이션은 이더리움 채굴 참여자에 대한 보상으로 볼 수 있다. 채굴이란 가상화폐 전송을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으며, 일정 기간 동안 중개한 참여자가 새 가상화폐를 획득하는 개념이다.

작업증명(PoW)과 지분증명(PoS)은 채굴의 대표적인 방식이다. 이더리움 재단은 1~2년 사이 순차적으로 작업증명(PoW) 방식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더리움 재단은 고가 장비와 높은 전기를 소모하는 작업증명 방식이 대형 채굴자들에 의해 운영권한이 독점될 가능성이 있고, 전기 소모가 전 인류적인 낭비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분증명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지분증명 방식은 일정량(미확정)의 이더리움을 가진 참여자만 채굴하는 방식이다. 비탈릭은 “지분증명 채굴에는 개인용 컴퓨터(PC) 수준의 장비와 빠른 네트워크 정도만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지분증명 방식으로 전환되면 채굴자들은 반드시 이더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채굴에 대한 보상을 이자 또는 배당으로 받는다는 개념이다.

◇희소성 상승에 투자 매력도 오를까 = 2100만 개로 총 공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의 무한 공급 설계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희소성이 없어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더리움 통계사이트 이더스캔(Etherscan)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더리움은 총 발행량은 초기 참여자 지급량(6000만 이더)과 재단 운영비(1200만 이더) 등 약 7200만 이더에 신규 채굴량(약 2500만 이더)을 더해 약 9870만 이더(4월 9일 오전 기준)이다.

이더리움의 발행량이 1억2000만 이더로 제한되면 비트코인보다 희소성이 커진다. 현재까지 비트코인은 총발행량의 80.7%가 공급됐고, 이더리움은 82.2%가 공급됐다.

총 공급량은 가상화폐 경제 시스템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시세가 정해지는 데 결정적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비트코인의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런 희소성이 사람들로 하여금 소유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반면 이더리움은 총 발행량에 대한 뚜렷한 규정과 룰이 명확하지 않아 희소성 면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대다수였다. 한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이더리움의 기술적 혁신성은 인정하면서도, 희소성이 떨어져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가 많았다”며 “총 발행량이 제한되면 가치 저장 기능이 증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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