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에 대한 세무조사가 하청업체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에는 경북 포항에서 기계설비를 제작하는 제이엔테크가 대상이다.
12일 사정기관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달 중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을 경북 포항에 소재한 제이엔테크(회장 이동조) 본사에 사전예고 없이 투입, 세무조사에 필요한 자료 등을 일괄 예치했다.
특히, 이 회장이 운영하는 제이엔테크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재임 시절 포스코건설로부터 약 2000억원의 하도급공사를 수주하는 등 급격한 성장을 이룬 기업이다.
2000년에 설립된 제이엔테크 매출은 2007년 27억원에서 2008년 100억여원, 2010년에는 226억원을 기록하는 등 단기간에 8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파이시티 인허가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한 차례 홍역을 치러내야 했다.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은 이명박 정부 말기에 터졌던 대표적인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당시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에게 돈을 받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 등 핵심 권력 실세가 줄줄이 구속됐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박 전 차관이 이 회장의 사업에 도움을 주고, 거액의 뒷돈을 챙겼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는 검찰이 이 회장의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포항의 한 은행 지점에 개설된 이 회장의 차명계좌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과 관련해 이 회장은 아무런 처분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현재 진행되고 있는 포스코건설과 제이엔테크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 두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서울국세청 조사4국 1개팀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두 업체에 대해 심층(특별)세무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일감몰아주기 뿐만 아니라 과거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부분까지도 면밀하게 검토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제이엔테크 이 회장은 지난 3월 납세자의 날 행사에서 포항세무서 일일민원실장으로 위촉된 바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개별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일일명예서장은 지역에서 덕망있고, 세정에 적극 협조하는 이를 위촉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는 일반적으로 세무조사 유예 혜택을 받는 모범납세자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2월 초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내달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