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4개월 만에 최고가 찍은 국제유가…“중동 갈등 커지면 세자릿수 찍을 수도”

입력 2018-04-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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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긴장 고조에 원유 수급 불안정해져 유가 상승

▲11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동쪽 자말카의 황폐해진 거리를 두 사람이 지나가고 있다. 자말카/EPA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동쪽 자말카의 황폐해진 거리를 두 사람이 지나가고 있다. 자말카/EPA연합뉴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국제 유가가 급상승하는 가운데 시리아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할 경우 유가가 세자릿수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시리아를 두고 서방 국가들까지 압박에 가세하면서 원유 수급 불안정성이 높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시리아 정부가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 무기를 사용해 수십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는 “멋지고 스마트한 미사일을 시리아로 쏠 테니 러시아는 준비하라”고 썼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시리아 정권에 책임이 있다”며 “이를 어떻게 추궁할지, 향후 화학무기 사용을 어떻게 예방할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정학적 긴장감이 최고 수위에 오르면서 이날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31달러(2.0%) 급등한 66.8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02달러(1.4%) 오른 72.06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은 이번 주에만 8% 가까이 올랐으며 일시적으로 67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IHS마르키트의 다니엘 예긴 부회장은 “분명히 지정학적 위험이 유가의 변수가 됐다”며 “시리아발 지정학적 위험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에는 중동 내에서의 지정학적 위험만이 아니라 세계 3대 원유 생산국인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새로운 긴장 요소가 떠오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3대 원유 생산국이다. 그중 원유 수출을 제일 많이 하는 국가는 사우디다.

어게인케피날의 존 킬더프 창립자는 “우리는 역사적인 변곡점에 서 있는 것”이라며 “시리아 내에 있는 이란의 자산이 타격을 사우디나 서방의 공격에 타격을 입으면 그 즉시 게임 체인저가 돼 상황이 어지럽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시리아 정부군은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킬더프 창립자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공통의 적인 이란을 직접 공격하거나 시리아에 있는 이란 자산이 사우디로부터 공격을 받는다면 유가는 세자릿수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RBC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상품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제 WTI는 75달러, 브렌트유는 80달러를 바라보고 있다”며 “이란과 사우디, 또는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긴장이 확대되면 유가는 더 상승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외교·안보 강경파로 분류되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취임하면서 중동 정세는 더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 지난 9일 공식 취임한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2015년 이란과 맺은 핵 협정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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