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억 판결금 횡령' 최인호 변호사 1심서 무죄

입력 2018-04-1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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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억 원대 판결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인호(57ㆍ사법연수원 25기) 변호사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성보기 부장판사)은 12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최 변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성 판사는 최 변호사가 챙긴 성공보수에 지연 이자가 포함된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성 판사는 "이 사건의 쟁점은 손해배상 소송 의뢰인 1만 명과 맺은 성공보수 약정에 이자 전부가 포함됐는가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증거로 제출한 건 4건의 약정서는 이자 전부를 성공보수로 했다"며 "대표 약정서도 성공 보수에 이자 전부를 포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성 판사는 최 변호사가 성공보수 약정을 추후에 변조한 것이 아니냐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 판사는 “이 사건 전체 의뢰인이 10만 명 넘는데 성공보수 약정 달리하면 금방 소문난다"며 "아무리 돈 욕심이 있어도 10만 명을 속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돈이 아주 급했다면 모든 걸 무릅쓰고 범행을 강행했을 수도 있지만, 당시 피고인의 경제 사정은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 판사는 최 변호사의 사문서 변조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그는 “한번 변조한 서류를 다시 원상태로 하는 것은 유죄로 보지 않는다는 판례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최 변호사는 2015년 대구 공군비행장 소음피해 손해배상 소송을 맡아 이겼으나 의뢰인에게 돌아가야 할 지연 이자 등 142억 원을 가로챈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지난해 1월 불구속 기소됐다.

최 변호사는 이와 별개로 이 사건에서 받은 수임료를 축소 신고해 세금 34억3200여만 원을 포탈하고, 세무조사에 대비해 배상금 관련 입금 증서 6880여 장을 위조해 국세청에 제출한 혐의(탈세 등)로 지난 2월 재판에 넘겨졌다. 현재 최 변호사는 구속 상태로 1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한편 최 변호사 기소 과정에서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정·관계 유력 인사에 금품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11월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서울고검 감찰부를 중심으로 재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검찰은 최 변호사의 수사 무마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현직 검찰 간부를 소환해 조사했고 조만간 이들을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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