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흰', 맨부커 최종후보 지명…"애도와 부활·인간 영혼의 강인함에 대한 책"

입력 2018-04-1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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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뉴시스)
▲소설가 한강(뉴시스)

2년 전 소설 '채식주의자'로 세계적인 권위의 문학상인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이 이번엔 소설 '흰'으로 최종 후보에 지명됐다.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한강의 '흰'을 포함한 6명의 최종 후보를 공개했다.

'흰'은 지난달 12일 운영위원회가 심사한 전체 108편의 작품 중 1차 후보로 선정된 데 이어 다시 6편으로 좁혀진 최종 후보에 꼽혔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과 달리 작가가 아닌 작품에 주는 상이기 때문에 중복 수상이 가능하다.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한강의 '흰'에 대해 "애도와 부활, 인간 영혼의 강인함에 대한 책"이라며 "삶의 연약함과 아름다움, 기묘함을 탐구한다"고 소개했다.

2016년 출간된 한강의 '흰'은 강보, 배내옷, 각설탕, 입김, 달, 쌀, 파도, 백발 등 세상의 흰 것들에 관해 쓴 총 65개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특히 '흰'은 세상에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숨을 거둔, 작가의 친언니였던 아기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한강은 '흰' 출간 당시 "(세상에 잠시 머물다 떠난) 그 언니에게 내가 감히 삶을 줄 수 있다면 그건 아마 삶에서의 흰 것들이라고, 더럽힐려야 더럽힐 수 없는 투명함이나 생명, 빛, 밝은 눈부심 같은 것들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소설(흰)에서 어떤 서사를 가진 방식으로 그분(언니)의 새로운 삶을 구성하고 싶진 않았고 그야말로 저의 감각, 저의 생명을 잠시 빌려 드린다는 마음으로 흰 것들을 바라보고 곰곰이 생각하고 기억하고 그런 것들을 써 나갔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한강은 5일 맨부커 홈페이지에 게시된 작가 인터뷰에서 맨부커상 1차 후보에 오른 데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흰'은 궁극적으로 소설이지만, 동시에 픽션과 에세이, 시의 경계에 있는, 분류에 저항하는 책"이라며 "이렇게 실험적인 형식의 책이 후보작에 포함된 것을 보는 것은 좋은 의미에서 놀라운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강의 '흰'과 함께 최종 후보로 꼽힌 작품은 이라크 작가 아흐메드 사다위의 '프랑켄슈타인 인 바그다드', 헝가리 작가 라슬로 크라스나호르카이의 '더 월드 고즈 온', 스페인 작가 안토니오 무뇨즈 몰리나의 '라이크 어 페이딩 쉐도',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플라이츠' 등이다.

이 중 라슬로 크라스나호르카이 역시 한강과 마찬가지로 2015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바 있다.

맨부커상 최종 수상자는 5월 22일 열리는 공식 만찬 자리에서 발표된다. 수상자와 번역가에게는 5만 파운드(약 7600만 원)가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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