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촉법 일몰 두달 앞으로 ... 금융위, 재연장 '사활'

입력 2018-04-1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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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구조조정촉진법 일몰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재연장 기간을 늘리기 위해 사활을 건 상황이다.

13일 금융당국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정무위 여당 간사인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음주 중 기촉법 관련 당내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다. 그러나 김기식 금감원장의 비위 논란으로 국회 정책업무가 사실상 멈추면서 이달 중 정무위원회 소위원회 일정 조차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위는 기촉법 연장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 의원과 만나 기촉법 연장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역시 정무위 소속 의원이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마련한 기촉법 관련 비공식 간담회에 참석해 재연장과 관련한 입장을 전달했다.

기촉법이 6월 말 일몰되면 부실기업은 더 이상 채권단 주도 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없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워크아웃 건들은 기촉법 존속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 가능하다.

금융위는 법원과 금융시장 구조조정의 균형과 부실기업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기촉법 상시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워크아웃의 실효성과 현 기업회생법과의 충돌 등을 들어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2001년 도입된 한시법이 5차례나 연장되면서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는 지적이 크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9대 국회에서 기촉법을 폐지하는 쪽으로 당론을 정한 바 있다. 김기식 금감원장 역시 19대 국회 정무위 간사를 하면서 기촉법 폐지를 주장했다. 이에 금융위는 상시화는커녕 일단 기촉법 재연장을 위해 입법시 기간과 조건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

금융위는 비공식적으로 5년 또는 3년 연장안을 타진했지만, 정무위는 20대 국회 내에 기촉법과 관련한 논의를 끝내야 한다는 기조가 강한 상황이다. 이에 재연장이 추진되더라도 최장 2년~2년 6개월 이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역시 권고안을 내놓으면서 기촉법의 상시화 또는 연장 중단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시법이 별다른 논의 없이 계속 연명하는 상황을 중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기촉법이 다시 입법된다면 법 조항에 한시법 연장 사태를 끝내기 위한 논의 절차와 인적 구성 등의 조항이 명문화될 수 있다.

정무위 관계자는 “기촉법의 편익과 비용, 필요성에 대한 논의를 당장 시작한다고 해도 6월 일몰까지는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라며 “상시화 또는 연장중단을 결정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을 벌고 확실히 논의하기 위한 재입법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기촉법 5차례 연장 = 기촉법은 주채권은행이 주도하는 워크아웃을 규정한 법이다. 경영 위기에 놓인 기업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과 채권은행 주도의 구조조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채권은행 주도 워크아웃은 법정관리에 비해 영업상 위기가 덜한 장점이 있어 부실기업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장점이 있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신청 기업에 대해 채무상환 유예, 추가 자금 지원을 통해 신속한 경영 정상화를 도모한다. 2001년 한시법으로 도입됐지만 2005년 실효 후 2007년 재입법됐다. 이후에도 워크아웃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2011년 재입법과 2014년 기한 연장, 2016년 재입법 등 총 5차례 다시 도입됐다. 워크아웃 제도 유지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논의가 있지만 법원 중심의 통합도산법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워크아웃과 회생제도를 별도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가장 대척점에 있다.

SK하이닉스와 ‘e-편한세상’시공사로 유명한 삼호 등은 워크아웃으로 빠르게 정상화된 사례다. 그러나 워크아웃 이후 다시 법원의 문을 두드린 기업 수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으로 팬택과 경남기업은 각각 2차례, 3차례 워크아웃을 거쳤지만 결국 법정관리 과정에서 청산됐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졸업 후에도 경영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수차례 매각 시도 끝에 최근 중국 더블스타와 최종 협상이 진행 중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는 워크아웃 신청 기업 수 연 10여 건 내외로 줄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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