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한국지엠 고의 부도로 산은·노조 압박…속 타는 정부

입력 2018-04-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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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지엠의 고의 부도를 검토하며 2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회사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산은은 “실사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GM의 압박에 ‘선(先)지원 후(後)실사’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6일 정부와 산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은 GM이 조만간 한국지엠을 법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신청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7년 말 한국지엠 차입금 잔액 3조2078억 원은 전액 GM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다. 한국지엠이 법원 주도의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 이 중 상당액의 채무가 소멸되면서 GM이 손해를 떠안는 구조다. 더욱이 한국지엠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 주도권은 법원으로 넘어간다. 그동안 GM이 한국지엠 관련 국내에서 펼친 ‘말 바꾸기’ 전략이 힘을 잃는 것이다.

대신 GM이 한국지엠을 고의 부도 낼 가능성은 없지 않다. 부도는 법률용어가 아닌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채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황을 뜻한다. 한국지엠의 채권자는 GM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GM의 뜻에 따라 부도가 결정된다. GM은 채무를 만기연장, 상환유예하며 산은 또는 노조와 협의를 지속할 수 있지만 데드라인을 강조하며 부도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 이 업체는 산은이 지원을 조건으로 한 실사를 시작했을 때 “종료 때까지 협조하겠다”며 채무 상환유예를 밝혔지만 현재는 말을 바꿨다.

GM은 산은에 요청한 단기 브리지론을 받으면 운영자금 부족으로 인한 부도는 피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철회했다. 부도를 강조하며 앞으로 있을 차등 감자, 추가 지원 등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GM은 매주 말을 바꾸고 있다”며 “매 순간순간 바뀌는 조건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GM이 다음 주께 한국지엠을 기업회생절차에 신청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GM이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의 파장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GM이 한국지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 한국 시장에서의 대규모 구조조정 등 사실상 철수를 위한 사전 행보로 해석된다. GM은 이미 트랙스 생산의 중국 이전, 부평 2공장 1교대 전환 등 폭넓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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