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의 기타통화예금이 사상 처음으로 20억달러를 돌파했다. 증가폭도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거주자외화예금은 석달만에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엔화예금은 석달연속 감소하며 6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월 증가폭도 위안화를 제외하기 시작하고 새로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10월말 이후 가장 컸다. 직전 최대 증가폭은 2013년 12월말 보인 2억7000만달러 증가였다.
황광명 한은 자본이동분석팀장은 “일부 개인예금을 중심으로 기타통화가 늘었다. 최근 달러화 약세 전망이 확산하면서 통화 다변화 차원에서 (기존 달러화 예금 위주에서) 다른 통화예금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이지 않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전체 거주자외화예금은 3억7000만달러 증가한 81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말 830억3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후 내리 두달 연속 내림세를 마감한 것이다.
주체별로는 기업이 1억3000만달러 증가한 655억달러를, 개인이 2억4000만달러 늘어난 158억3000만달러를 나타냈다.
거주자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에 빗대 제2의 외환보유액 내지 민간 외환보유액이라고 불린다.
통화별로는 미 달러화예금이 6억1000만달러 증가한 700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기업이 4억5000만달러 늘어난 568억2000만달러를, 개인이 1억6000만달러 확대된 13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위안화는 2000만달러 늘어난 10억8000만달러를 보였다.
반면 엔화예금은 4억2000만달러 감소한 47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말 40억2000만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로화도 2억1000만달러 줄어든 33억달러를 기록했다.
또다른 한은 관계자는 “증감이 많지 않아 전반적으로 횡보하는 모습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다보니 수출기업들을 중심으로 원화환전을 늦추는 분위기”라며 “엔화예금 감소는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과 엔화로 발행한 외화채권(사무라이본드)의 만기상환을 위한 인출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