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성장하고 소득도 늘었지만 이들 소득 대부분을 기업과 공무원이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봉급생활자들의 소득도 증가했지만 이들 호주머니에 들어간 만큼 늘지는 못했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1730조5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5.1% 증가했다. 반면 피용자보수는 767조6000억 원으로 전년비 4.4%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명목 GNI에서 차지하는 피용자보수 비중은 44.4%에 그쳤다. 이는 전년 44.7% 대비 0.3%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명목 GNI 대비 피용자보수는 2010년 42.3%를 저점으로 그동안 꾸준히 증가해 왔었다.
피용자보수란 월급과 상여급, 복리후생비, 퇴직급여 그리고 고용주가 부담하는 건강보험료와 고용보험료, 국민연금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통상 봉급생활자들의 급여를 뜻한다.
이 비중이 줄었다는 것은 늘어난 소득 중 기업이 가져간 비율이 더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기업영업잉여 증가율은 6.7%로 피용자보수 증가율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노동소득 분배율은 63.0%로 전년(63.3%)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실적이 좋다보니 피용자보수 비중이 떨어진 것이다. 통상 임금인상은 경직적이라는 점에서 이 비중은 기업 영업이익이나 실적에 따라 등락한다”며 “피용자보수도 증가했다는 점에서 늘어난 소득을 기업만 가져갔다는 해석은 과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피용자보수 중 일반정부만 떼 놓고 보면 지난해 120조1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6.7% 늘었다. 3년만에 전체 피용자보수 증가율을 웃돈 것이다.
이는 지난해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분야 취업자수가 5만2000명 늘어 전년대비 5.2% 증가해 전체 고용동향 증가세(31만7000명·1.2% 증가)를 웃돌았던데다 처우가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실제 호봉상승률을 제외한 공무원 보수상승률을 의미하는 처우개선률은 작년 3.5%로 2016년 3.0% 보다 높았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일반정부에 속하는 공공비영리기업 채용이 확대된데다 정부의 처우개선 노력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730조4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5.4% 늘어난 바 있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 GDP와 실질 GNI는 각각 3.1%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