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나이키 임원 세 명이 사임했다. 한 소식통은 “이들이 회사를 떠난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며 “사임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들 세 명은 북미 나이키 농구 브랜드 책임자인 비크란트 싱과 글로벌 브랜드 디지털 마케팅 혁신을 담당했던 대니얼 타위아 부사장, 다양성 부문을 맡은 앤토니 앤드루스 부사장이다. 싱과 타위아는 나이키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다. 앤드루스 부사장은 지난 2015년 시만텍에서 나이키로 이직했다.
마크 파커 나이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회사 내부에서 부적절한 행동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접수했다”며 기업문화 혁신을 선언했다. 앞서 나이키는 여성 직원들을 대상으로 비공식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서 여직원들은 나이키 임원진에서의 성 불균형과 임금 격차에 좌절감을 표시했으며 일부 남성의 부적절한 직장 내 행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나이키는 이후 내부적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해 미투와 관련되거나 문제를 덮으려 했던 임원들에 대해 철퇴를 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이키 2인자이자 파커의 후계자로 꼽혔던 트레버 에드워즈는 지난달 나이키 브랜드 사장 자리에서 즉시 사임하고 오는 8월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에는 에드워즈의 최측근이었던 제이미 마틴이 물러났다.
잇따른 임원들의 사퇴에도 시장은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나이키 주가는 이날 0.7% 올랐고 올 들어 지금까지 7.9% 상승했다.
WSJ는 나이키가 이런 스캔들에 휘말린 것은 처음이 아니라며 1990년대 후반 아시아 공장에서의 가혹한 근무여건으로 노동자를 혹사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나이키는 지속적인 노력으로 공정노동협회(FLA)의 인정을 받는 등 잘못된 관행을 성공적으로 고쳤다며 이번 임원들의 줄사퇴도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시미언 시겔 노무라증권 소매 담당 애널리스트는 “기업이 이런 종류의 파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신속하게 움직인다면 사람들은 회사 자체를 비판하기 보다는 개개인에 비판을 돌릴 것”이라며 “또 나이키는 미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일을 키운 다른 기업의 사례를 교훈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