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 원세훈 징역 4년 확정…다섯번 재판 만에 결론

입력 2018-04-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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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전 국정원장(사진=연합뉴스)
▲원세훈 전 국정원장(사진=연합뉴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는 19일 국정원법,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이종명 국정원 전 3차장과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도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2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이번 전합의 확정판결은 2013년 6월 재판이 시작된 후 5년 만의 결론이다. 핵심 쟁점인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두고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을 거치며 모두 다섯 번의 재판을 했다.

1심은 원 전 원장의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보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선거법 위반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반면 대법원은 2015년 7월 선거법 위반의 근거가 된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들이 사용한 이른바 425 지논 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2심을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판단대로 증거를 배제했으나 국정원법 위반죄 범위를 더 넓게 인정하고, 검찰이 막판에 제출한 부서장 회의 녹취록 등을 근거로 선거법 위반을 유죄로 봐 애초 2심보다 무거운 형량을 선고했다.

전합은 원 전원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은 국정원 내부 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인정된 내용과 같은 취지로 집권 여당의 정책성과를 홍보하고 야당의 주장을 비판하면서 이들을 공박할 것을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 전 원장은 제18대 대통령선거 국면에 접어 든 후 정치권 등 외부에서 사이버팀에 의한 불법적인 선거운동에 관한 의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직원들의 불법 활동 여부를 점검·단속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합은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활동에 원 전 원장의 공모관계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 등은 사이버팀 직원들이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를 할 때에 관련된 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고 승인함으로써 순차로 범행에 대해 공모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번 재판은 법원 추가조사위원회가 지난해 11월~올해 2월까지 '사법부 블랙리스트'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2015년 대법원 파기환송 당시 청와대와 연락한 정황이 담긴 문서가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해당 문건에는 원 전 원장의 항소심이 1심의 집행유예와 달리 징역 3년을 선고하자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큰 불만을 표시하고, 전합에 회부해 줄 것을 희망한다는 것과 이에 대해 법무비서관이 의견을 개진한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대법원은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을 단장으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을 꾸려 원 전 원장 재판에 대한 청와대 교감설을 포함해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며, 내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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