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증시로 돈이 몰려들며 일평균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변동성에 출렁였던 증권주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13조8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7조 원,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6조8000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총거래대금은 843조 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할 때 82% 증가했다.
2007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이 8조 원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성 개선이 증권주에 낙관적 환경을 조성했다고 분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은 경제성장 속도와 금융시장 성장 속도에 비례해 늘어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거래대금이 10년간 정체하는 동안 우리나라의 경제 및 금융시장 규모는 두 배 이상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우리 증시의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증권업종의 실적 개선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 3곳 이상의 실정 추정치(컨센서스)가 존재하는 4개 증권사(삼성증권·미래에셋대우·키움증권·NH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합산 순이익 컨센서스는 41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3016억 원)보다 1156억 원(38.3%) 증가한 규모다.
올해 초 가파르게 상승하던 증권주는 2월 미국 증시 급락과 3월 G2(미국·중국) 무역 분쟁이 연달아 터지면서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하락세는 4월 들어 진정되는 분위기다. 전날 코스피 증권업종은 2094.69에 마감, 18일 2.81% 상승에 이어 이틀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투자은행(IB) 수익도 탄탄하다. 특히 1분기는 기업공개(IPO)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지만,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카페24와 동구바이오제약, 엔지켐생명과학, 케어랩스 등이 줄줄이 IPO 흥행에 성공했다. 트레이딩 부문 역시 주가연계증권(ELS) 조기 상환이익이 크게 늘면서 양호한 실적을 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넘치는 시중 유동성이 증시 거래대금 증가 추세를 끌고 갈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경제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기존 투자자들은 물론 보수적 시장 참여자들도 위험자산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축적된 부동자금이 고위험·고수익을 위해 몰릴 것”이라며 “주가지수 횡보에도 거래대금이 폭발하면서 리테일의 추가적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