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권영선 “국민연금 15년간 해외주식투자자산 비중 60%까지 높여라”

입력 2018-04-2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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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납부액에서 지급액을 뺀 순현금흐름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2033년까지 해외자산 특히 주식 비중을 60%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 순현금흐름이 급증해 시장변동성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향후 15년간은 국민연금의 투자수익 극대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한은소식 4월호’ 기고에서 “한국경제가 더 늙기 전에 수익성이 좋은 해외자산을 발굴하고 투자규모를 늘려야 한국 가계의 구매력이 미래 세대에게도 유지되거나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비중은 지난해말 현재 28% 수준. 이를 감안하면 향후 15년간 그 비중을 32%포인트 늘리라는 주문인 셈이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역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향후 10년 정도는 생산가능인구(15~65세) 비중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해 경상수지 흑자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인구구조 변화는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더 늘려야 하는 핵심 이유라고 꼬집었다. 우선 인구구조 변화는 자연이자율의 기조적인 하락을 의미한다. 따라서 장기금리가 기조적으로 상승하기 어려워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국내채권 투자 비중을 크게 축소할 필요가 있다.

또 인구 고령화와 잠재성장률 저하 등을 고려하면 2013년 정부가 추정한 연금고갈시점인 2060년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현행 9%인 연금보험요율을 높이면 장기재정부담을 줄일수 있겠지만 중소기업 경쟁력 등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보험료 인상은 점진적일 수밖에 없다고 봤다.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이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금자산의 위험분산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국민연금이 미래에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할 경우 국내자산비중이 높으면 그만큼 국내자산가격 급락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

인구구조 변화로 상당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에도 한계가 있다고 봤다. 국민연금 등이 해외투자를 늘리면 과도한 원화가치 상승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 이밖에도 국민연금의 해외투자확대는 국내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한편 우리나라의 순대외투자포지션은 2014년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고, 2017년말 2480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증가추세다. 하지만 1인당 순대외자산은 4838달러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는 인구고령화를 겪는 일본(2만3527달러)과 대만(4만6796달러)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또 우리나라의 2017년중 1인당 소득수지는 136달러 적자다. 반면 일본(1156달러)과 대만(531달러)은 흑자를 기록 중이다. 한국이 대외투자에서 벌어들인 돈보다 외국인이 국내투자에서 번 돈이 더 많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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