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한진家 해외 명품 자료 다수 확보…탈세 혐의 입증할까

입력 2018-04-2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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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오른쪽), 조현아 자매의 모습.(연합뉴스)
▲조현민(오른쪽), 조현아 자매의 모습.(연합뉴스)
관세청이 조현아, 조원태, 조현민 등 3남매의 상습 탈세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탈세 의혹이 짙은 자료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관련 당국 등에 따르면 관세청은 전날 한진그룹 총수일가 자택과 대한항공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해외 신용카드 내역에는 포함됐지만 통관 내역에 누락된 물품이 국내에 반입됐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신용카드 구매 물품 관련 자료가 남아있을 수 있는 컴퓨터, 태블릿PC, 외장하드, 관련 서류 등도 함께 압수했다.

관세청은 현재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명품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이에 한진그룹의 ‘명품 리스트’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직 구체적 윤곽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법원이 관세청의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받아들일 정도라면 통관 내역에서 누락된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NS 등에서 제보된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 혐의가 성립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관세액의 10배에 달하는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관세청의 조사는 이른바 ‘물벼락 갑질’ 사건 이후 최근 SNS와 언론 제보 등을 통해 쏟아진 일가의 조직적인 관세 탈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신용카드 내역 분석, 제보 내용 확인 등 사실관계 확인 차원에서 진행되던 내사도 정식 조사로 전환됐다. 향후 조사 과정에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소명이 미흡할 경우 직접 이들을 소환할 가능성도 있다.

일선 세관 당국에서도 이번 조사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한진그룹의 탈세 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세관 당국의 묵인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관세청은 조사 과정에서 세관 차원의 문제점이 확인된다면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관세청의 재벌 총수 일가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사 출신 김영문 관세청장의 강단 있는 수사력이 발휘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관세청장은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나 관세청 내부 승진자 등 경제 관료가 맡는 게 일반적이었다. 김 청장은 검사 시절 법무부 범죄예방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 부장검사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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