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본잠식서 한숨 돌린 쿠팡, 온라인 최저가 보상제 ‘쿠런티’ 본격 출범

입력 2018-04-2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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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서비스했던 ‘쿠뤠잇’서 이름 바꿔…판매자에 보상차익 부담에 업계 '우려’

쿠팡이 온라인 최저가 보상제 ‘쿠런티’를 내달 본격 출범하는 등 최저가 경쟁에 또 한번 불을 지피겠다는 방침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1월 시범 서비스로 선보인 온라인 최저가 보상제 ‘쿠뤠잇’을 ‘쿠런티’로 변경하고 5월 초 정식 출범한다. ‘쿠런티’의 서비스명은 쿠팡과 ‘개런티’의 합성어로 ‘쿠팡이 보증하는 믿을 수 있는 상품’을 의미한다. 이는 내부 기준에 따라 ‘쿠런티’ 사업자로 인증한 상품에 한해 타 온라인 채널에서 최저가를 발견한 소비자가 신고할 경우 해당 차액의 보상금을 판매자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서비스다.

오픈마켓 판매자(셀러)가 이 서비스의 적용을 원할 경우 기존의 상품 등록수수료 11%(부가세 포함), 월 등록비 5만5000원(부가세 포함)과 별도로 이용료 5%를 추가 지불해야 한다. 이로써 판매자는 통틀어 최소 16% 이상의 수수료를 내게 된다. 쿠팡 측은 론칭 시점부터 1%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쿠팡은 3년 연속 누적된 적자로 인해 지난해 말 완전자본잠식 쇼크에 빠졌으나 올 들어 블랙록, 피델리티 등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4억 달러(약 4200억 원) 투자를 유치하는 등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잠식을 일부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외형 성장에만 치중하느라 ‘제살 깎아먹기’식 가격·배송 경쟁으로 ‘만성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가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쿠팡은 최저가 서비스인 쿠런티 도입에 이어 앞으로도 전국 54개 물류 네트워크를 늘리는 등 투자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수익성 확보가 시급한 쿠팡의 이 같은 움직임에 업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소비자로서는 월 5만 원 한도에서 최저가 보상 신고를 함으로써 서비스 이용에 장점이 있는 반면 판매자 입장에서는 금액 한도 없이 차액 보상의 몫을 진다. 이에 따라 자사의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기 위해 도입하는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업계의 출혈 경쟁에 앞장서온 쿠팡이 ‘허울 좋은’ 추가 수수료 구조를 만들어 그 부담을 셀러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또한 불필요한 가격경쟁을 통해 낭비되는 비용을 줄이는 대신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최근 이커머스 업계의 선순환을 꾀하는 구조인데, 최저가 보상제의 경우 최근 업계 흐름과 역행한다는 지적도 높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저가 보상제는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점차 사라지는 추세”라면서 “이제 온라인몰은 기술적으로 실시간 가격 비교가 가능해 각사 MD들이 가격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최저가 보상제 운영에 따른 과다 마케팅 비용으로 인한 실적 악화를 지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저렴한 가격, 쿠팡의 우수 판매자, 배송비 무료 등의 종합적인 경쟁력 갖춘 마켓플레이스 상품임을 보증하는 프로그램”이라면서 “‘쿠런티’로 고객이 믿고 살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쿠런티’ 서비스명을 종전의 베타 서비스명인 ‘쿠뤠잇’에서 전격 변경하는 것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3개월여간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여온 서비스명을 바꾼 데 대해 쿠팡 측은 “따로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성폭력 가해자로 활동중단한 코미디언 김생민의 유행어인 ‘그뤠잇’을 연상시킬 수 있어 쿠팡이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을 지우기 위해 이름을 바꿨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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