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금리 상승기를 맞아 5조 원 넘는 이자이익을 올렸다. 금리 상승기엔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예금금리는 찔끔 올리고 대출금리는 대폭 올리는 방식으로 ‘약탈적 대출’을 감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이자이익은 올해 1분기 5조3068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7430억 원)보다 11.9%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이자이익이 같은 기간 1조1444억 원에서 1조2361억 원으로 8.01%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1조3029억 원에서 1조4653억 원으로 12.05%, 신한은행은 1조1697억 원에서 1조3350억 원으로 14.1% 증가했다. KEB하나은행은 1조1260억 원에서 1조2704억 원으로 12.8% 증가했다.
예대금리차 마진을 포함해 다른 자산운용 이익을 반영한 순이자마진(NIM)도 상승 추세다. 은행 순이자 마진 상승폭은 KEB하나은행이 가장 컸다. KEB하나은행 NIM은 같은 기간 1.44%에서 1.57%로 0.13%포인트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1.66%에서 1.71%로 0.05%포인트, 신한은행은 1.53%에서 1.61%로 0.08%포인트, 우리은행은 1.44%에서 1.5%로 0.06%포인트 증가했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지주사 NIM도 일제히 증가했다. KB금융지주는 1.95%에서 2%로, 신한금융지주는 2.05%에서 2.1%로, 하나금융지주는 1.86%에서 1.99%로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핵심 자회사인 카드사(우리카드)를 포함한 NIM이 1.91%에서 1.97%로 상승했다.
은행들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금리 상승기를 맞아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인 예대금리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금리는 금리인상이 즉각 반영(변동금리 상품)되는 반면, 예금금리는 만기가 지난 이후에야 오르는 만큼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예컨대, 신한은행의 경우 예대금리차가 6분기 연속 상승세다. 신한은행 예대금리차는 2016년 3분기 1.68%를 기록한 뒤 올해 1분기 1.87%까지 연이어 0.19%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은행들이 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 인상폭에 비해 예금금리를 적게 올리고 있어 ‘약탈적 대출’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금융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은행들이 이자마진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만큼 그에 맞는 소비자 혜택을 주는 게 맞다”며 “예금금리를 더 올려준다거나 상품 혜택을 더 준다거나 하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