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방산주'…남북평화 무드에 신저가 행진

입력 2018-04-2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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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을 앞둔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방위산업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23일 국내 증시에서 무기 제조업체 LIG넥스원은 전 거래일 대비 2.19% 떨어진 4만2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장중 4만1450원까지 하락했는데, 이는 2015년 10월 증시 상장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같은 날 한화테크윈도 3.82% 떨어진 2만52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 또한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들 종목이 바닥으로 추락한 것은 남북 화해무드 조성이 배경이다.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21일에는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끝내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남북 간 분위기가 급변하자 시장에서는 앞으로 정부의 방위비 지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같은 날 한국항공우주(-3.10%), 빅텍(-2.49%), 솔트웍스(-4.62%), 휴니드(-2.49%) 등 다른 방위산업체의 주가도 뚜렷한 하락 곡선을 그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은 방산의 ‘방’자만 보여도 부정적으로 보는 상황”이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역시 방위산업 분야는 당분간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센티멘탈(감정적인 요인)가 좋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면서 “펀더멘탈(기초체력)이라도 좋다면 모르겠는데, 작년에 방산비리 사태와 분식회계 이슈로 실적이 훼손되고 시장 신뢰도 사라진 상황”라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의 주가 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김익상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상황에 대한 기대치가 주가에 너무 빨리 반영되고 있다”면서 “하락 추세에 가속도가 붙자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급락하는 것 아닌지 생각해볼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남북정상회담으로 화해 분위기가 확산되더라도 방위산업체의 이익이 고정적으로 감소할 것인지, 또 방위비 축소로 이어질 것인지는 단기간에 판단할 일이 아니다”라고 경계 시각을 내비쳤다.

방산업체 주식을 무조건 내다 팔기에 앞서 자세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익상 연구원은 “종목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어떤 업체는 군수(軍需)사업의 이익 비중이 낮은 곳도 있다”면서 “일례로 한국항공우주의 경우 현재 이익을 내는 분야는 대개 민수(民需) 쪽”이라고 진단했다. 이창희 연구원은 “방위산업은 결국 수주 모멘텀이 중요하다”면서 “한국항공우주는 5~6월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 LIG넥스원은 하반기 중동지역의 신규수주 모멘텀이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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