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본격적인 개입에 나섰다. 엘리엇은 순이익의 최대 50%까지 배당을 확대하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을 촉구했다.
23일 엘리엇 어드바이저 홍콩(이하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가속화하기 위한 제안서” 를 공개하며 △지배구조 △대차대조표 △주주 환원 정책 △이사회 및 경영구조 등 4가지 분야의 개선을 제안했다.
◇지배구조 개편 탓에 주주 세금 부담 증가 = 엣리엇의 제안에 따르면 "순환출자 해소라는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상당한 현금자산을 보유한 수익성 높은 사업부문을 분할해 물류회사에 합병하고, 이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상당한 세금 부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모비스의 수익성 분야를 글로비스에 합병하는 과정에서 주주의 세금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의 합병을 통해 지주사를 경쟁력있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OEM)로 재탄생시킴으로써 현재의 복잡한 지분 구조를 효율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대차대조표 역시 "모비스 및 현대차의 과대화된 대차대조표 해소하기 위한, 나아가 기아차에 올바른 방법으로 적정 자본상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결여돼 있다"며 별도의 제안을 내놨다.
엘리엇은 "현재 및 미래의 모든 자사주 소각"과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또는 현대글로비스 주식에 대한 적정가치를 검토하고 자산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낮은 배당비율과 비상임이사의 부족한 국제경험 지적 = 현재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지적과 함께 예상대로 배당 확대를 촉구했다.
엘리엇은 "현재 주주환원에 대한 약정이 결여된 상태"라며 "주주환원 정책 역시 명확히 전달되지 않고 있으며, 정당한 이유 없이 잉여현금흐름을 기준으로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경쟁사 기준에 맞춰 배당지급률을 순이익 기준 40~50%로 개선하는 명확한 배당금 정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다양성이 부족한 이사회 및 경영구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 및 기아자동차의 기존 이사회의 개선 방안이 없다"며 "이 회사들의 비상임이사의 대부분이 학계와 법조계, 그리고 정부 관료 출신 인력"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비상임이사 대부분이 해외 경영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국적 회사 경험이 풍부한 사외이사 3인을 추가로 선임하고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글로벌 기준과 부합하는 경영구조 실현을 목적으로 추가 방안 채택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지분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느낀 것에 대해 환영하지만 개편안에 대한 합리적인 경영상 이유와 소액주주에 돌아갈 이익이 분명하지 않다"며 "현 상황에서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는 것만으로 기업경영구조가 개선되었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날 엘리엇측의 제안서와 관련해 "엘리엇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주주 및 투자자들에게 본 출자구조 재편에 대한 취지와 당위성을 지속해서 설명하고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