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올렉 데리파스카 루살 회장이 회사 지분을 매각하면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데리파스카는 루살의 지분 48%를 보유하고 있다. 제재에 따라 미국과 거래하는 개인과 기업이 루살과의 거래를 중단해야 하는 시기도 6월 5일에서 10월 23일로 연기했다. 루살이 제재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미 재무부가 로드맵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일 미 재무부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대상에 러시아 신흥 재벌(올리가르흐)인 데리파스카와 그가 보유한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을 추가했다. 알루미늄 세계 공급량 6%를 차지하는 루살에 대한 조치로 공급이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자 알루미늄 가격은 30%까지 급등했다.
이에 프랑스와 독일 산업계 등은 제재 적용 예외를 요구해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지도자들도 제재가 자동차, 우주항공과 같은 산업에 타격을 입히고 알루미늄 생산자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부작용을 고려해달라 미국에 요청할 계획이었다. 마크롱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주 각각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우리의 동맹국과 동반자에 대한 영향이 이번 결정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루살은 데리파스카와의 연관성으로 미국의 제재가 미치는 영향을 느꼈겠지만 미국 정부는 루살과 그 자회사에 의존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루살은 약 7만 명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아일랜드에 유럽에서 가장 큰 공장을 두는 등 러시아 밖에도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FT는 이날 미 재무부의 제재 완화 신호에 알루미늄 가격이 10% 이상 급락했다고 전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3개월 선물 가격은 이날 아침 톤당 2534달러(약 272만 원)에서 재무부 발표 이후 2237달러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