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들, '오너家 규탄' 집회에 반응 '싸늘'…이유는?

입력 2018-04-25 20:29 수정 2018-04-2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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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3개 노동조합이 '갑질' 논란을 일으킨 오너가에 책임을 묻는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그러나 직원들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심지어 노조 홈페이지에는 이번 집회와 관련해 노조 집행부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으며 일부 직원들은 '불참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25일 대한항공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새노동조합 등 3개 노조는 홈페이지에 오는 27일 낮 12시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대한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전직원 촉구대회'를 연다고 공지했다.

이들은 "그동안 (회사가) 사주 주머니만 채우는 곳간에 지나지 않았고, 전 직원은 그 곳간을 채우기 위해 날품 파는 머슴에 불과했다"며 "직원들의 권리 회복을 위해 목소리를 모으자"고 말했다.

또한 "최근 들춰지고 있는 오너 일가의 일탈을 넘어선 범죄 수준의 사건들은 기업이 사주 개인 소유로 생각하는 후진적인 의식 수준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제는 그 의식에 일침을 가하고, 스스로 자존감 고취에 노력할 때"라고 했다.

이에 노조는 이번 집회에서 △'오너 갑질' 재발방지 약속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 △즐겁게 일 할 권리 보장 △2017년 임금협상 해결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노조의 움직임에 노조원들은 오히려 노조를 비난하고 있다. 한 노조원은 "노조는 조합원들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 상황판단이 안 되는 모양이다"며 "갑질 재발 방지를 위한 서면 약속과 임금협상이라니 왜 회사에 면죄부를 만들어 주려는 건가"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노조원은 "조합원들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은 주장들이다"며 "진정성있는 명분과 목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직원들은 '불참 운동'에 나서자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들은 노조가 집회 날짜를 남북정상회담 행사와 같은 날 잡은 것부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불참' 의사를 밝힌 한 직원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날 정쟁을 하다가도 중지해 협상에 힘을 보태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일이고 ,다른 개인적인 슬픔이 있다 하더라도 다른 분들을 위해 드러내서 슬퍼하지 않는 것이 배려"라며 "국민적 관심사에 우리도 우선할 때 국민들도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조의 요구가 직원들의 요구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노조는 경영정상화 촉구와 재발 방지 약속, 임금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미 직원들은 오너가의 비리 사실을 잇따라 폭로하며 '오너가의 일괄 사태'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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