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로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겪었음에도 지난 1분기 실적에서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 1분기에 49억9000만 달러(약 5조401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한 규모다. 팩트셋은 순이익이 40억1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해 순익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도 시장 전망치인 1.35달러를 크게 웃돈 1.69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늘어난 119억7000만 달러로 전문가 예상치인 114억1000만 달러를 뛰어넘었다. 매출 중 91%는 모바일에서 발생했고, 나머지 9%는 데스크톱 광고 매출 등 기타 사업 영역에서 발생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의 미국 유권자 개인정보 유출 파문 이후 보안 관련 직원을 2만 명 추가로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영업비용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영업비용은 팩트셋 예상치를 밑돌았다. 페이스북의 일 평균 실질 사용자 수와 월평균 실질 사용자 수는 각각 14억5000만, 22억 명을 각각 기록해 팩트셋 예상치에 부합했다. 월 사용자 수 22억 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규모다.
실적 호조에 페이스북은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7% 이상 급등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개인 정보 스캔들이 터진 뒤 지금까지 주가가 14% 하락했다. GBH인사이츠의 다니엘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페이스북의 실적은 매우 견고하다”며 “매출과 수익 발표는 페이스북 주가의 밝은 전조를 예고했다”고 분석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17일 CA가 페이스북에서 얻은 개인 정보를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제공한 사실이 알려져 이후 홍역을 앓았다. 저커버그 CEO는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만 그는 이달 초 “CA 스캔들이 아직 회사의 재무 상황에 실질적인 타격을 입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된 실적이 개인 정보 유출 스캔들의 영향을 완전히 반영한 것은 아니어서 페이스북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저커버그가 공언한 데이터 보호 강화를 위한 인력 확충 등으로 비용 증가가 예고되기 때문이다. 정보 유출 사태 이후 사용자 감소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 12일 IT 리서치 그룹 테크피니언스와 컨설팅 업체 크리에이티브스트래티지가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9%가 CA 파문 이후 페이스북 계정을 완전히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우리 사업이 중요한 도전에 직면했음에도 2018년을 힘차게 시작했다”며 “우리의 서비스가 선의로 쓰일 수 있도록 책임 있는 투자를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세계를 더 작게 만드는 새로운 도구를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