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호텔 파티’ 논란 윌셔그랜드센터, 또 다른 ‘뇌관’ 되나

입력 2018-04-2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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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여성 승무원 10여 명을 LA에서 열린 호텔 파티에 동원했다는 폭로가 대한항공 사태의 또 다른 뇌관으로 떠올랐다. 대한항공 내부 직원들은 이 파티가 열린 ‘윌셔그랜드센터’가 세워지는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수 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 지원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오너일가가 불법행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한항공 오너일가에 대한 경찰·국토부·관세청·공정위의 전방위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6일 대한항공 직원 등 1000명이 모인 카카오톡 익명 제보방에는 △LA 호텔 관련 불법 비리 비위 사실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LA호텔은 최근 대한항공이 장거리 비행을 한 승무원을 파티에 강제 동원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곳이다. 대한항공은 이와 관련해 해명자료를 내고 “호텔 홍보 수단이나 로비스트들을 위해 당사 승무원을 ‘파티’에 강제로 동원한 것이 아님을 명백히 밝힌다”고 해명한 상태다.

직원들 역시 항공 승무원들이 회사 행사에 참석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 아니며 사전·후 처리만 명확히 이뤄질 경우 큰 문제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오히려 문제는 파티가 열린 윌셔그랜드센터 자체라는 지적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중심가에 위치한 윌셔그랜드센터는 총73층 건물로 상층부 호텔 및 저층부 오피스 공간으로 이뤄졌다.

한진그룹이 지난 1989년 미국 현지 법인인 한진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을 통해 윌셔 그랜드 호텔을 인수한 뒤 2009년 해당 호텔을 최첨단 호텔ㆍ오피스 건물로 바꾸는 ‘윌셔 그랜드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지난 8년 동안 10억달러(약 1조1406억원)를 투입해 윌셔 그랜드 센터를 세웠다.

직원들은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무리한 지원에 나섰고 회사의 재정상황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해 하반기 부터 여객 수요 회복과 환율 효과 등으로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호텔부분에서 분기당 300억 원 가량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부진한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1분기에도 대한항공은 호텔부문에서 200억 가량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한항공 한 직원은 “윌셔그랜드센터에만 1조 가까운 돈을 투자하면서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할 돈은 없다고 말한 곳이 회사”라며 “윌셔그랜드센터도 결국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참담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LA비행을 하는 항공 승무원들의 체류단가가 다른 호텔에 비해 윌셔그랜드호텔이 훨씬 비싼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부분도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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