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D-1] 동·서해·DMZ 경제벨트 공동개발… 南北경협 돌파구 모색

입력 2018-04-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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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 받는 ‘한반도 新경제지도’…文 대통령, 6월 러시아 방문 가스관ㆍ철도 논의

하루 앞으로 다가온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남북 경제협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란 기대가 예측되고 있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경협 문제가 주요 의제로 거론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지만 현재의 남북 화해 무드를 고려하면 내년 이후 본격적인 진전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애초 이번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정착을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청와대는 강조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결정은 남북 경협에 대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문제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기존 남북 경협을 재개하려 해도 현재의 유엔(UN) 제재의 벽에 가로 막혀 옴짝달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비핵화가 합의되지 않는 한 남북 경제협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북핵 페기가 전제되지 않으면 남북 경협은 의미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비핵화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면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없으면 협상장을 떠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한 점은 크나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최근 쑹타오 중국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중국의 경험을 배우고 싶다”고 밝힌 점에서 이전 남북 대화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 남북 경협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김 위원장은 중국과 베트남식 시장경제로의 개혁 의지가 높아서 비핵화를 통해 최대한의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자 이번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단계로 접어들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이 강조한 ‘한반도 신(新)경제지도’를 통해 남북 경협 문제의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큰 그림으로 그리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금강산, 원산·단천, 청진·나선을 북한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한 뒤 남북이 공동개발하고 해안과 러시아를 연결해 동해권을 ‘에너지·자원 벨트’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수도권과 개성공단, 평양·남포, 신의주를 잇는 서해안 경협벨트를 건설해 서해권을 ‘산업·물류·교통벨트’로 잇겠다는 포부를 나타낸 바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문 대통령은 6월 러시아월드컵 때 개최지인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신북방 정책을 통해 남북 경협의 실마리를 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남북러 가스관 연결과 전력계통연계,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연결 등 3대 산업과 관련한 구체적 협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는 아니지만 물밑 접촉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통해 현실적으로 유엔(UN) 제재를 벗어난 남북 경협문제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문 대통령이 대선공약 때부터 일관적으로 주장해 온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공약에서 ‘단계적·포괄적인 접근으로 근원적인 비핵화’를 이끌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동서해안과 비무장지대(DMZ)를 잇는 ‘H 경제벨트’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 의제에서 남북 경협은 빠졌지만 대북 제재를 받지 않는 분야도 상당히 많다”며 “미국 측이 대북 경제 교류의 물꼬를 트기 위해 물밑 접촉을 하고 있고 우리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한 점에서 잘 나타난다.

특히 이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페니(penny)까지 챙기는 장사꾼”이라고 말한 점에서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협의할 수 있는 신북방정책에 대해서는 유엔제재를 벗어난 선에서 용인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단순히 남북 경협에 그치지 말고 중국, 러시아 등을 포함한 다자간 경협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장은 최근 열린 ‘한반도 신질서 전망과 신남북경협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서 “북한이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은 전력과 철도여서 인프라 구축을 한국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남북 경제협력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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