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제2 본사 유치, 재앙 될 수도...집값 폭등 불안 고조

입력 2018-04-2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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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슈빌, 아마존 제2 본사 유치하면 임대료 그렇지 않을 때보다 4배 폭등 전망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아마존 물류센터에 배달을 기다리는 상자가 쌓여있다. 맨해튼/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아마존 물류센터에 배달을 기다리는 상자가 쌓여있다. 맨해튼/로이터연합뉴스
아마존 제2 본사 유치가 오히려 해당 지역에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택 임대료가 급속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부동산 리서치 전문 업체 질로우가 분석한 보고서를 인용해 아마존 제2 본사 유치의 부작용을 분석 보도했다. 질로우는 제2 본사 후보에 오른 북미 도시 20개 중 17개 미국 도시를 대상으로 10년 뒤 임대료 상승률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급속한 인구 증가를 기록하고 있는 테네시주 내슈빌 지역이 17개 도시 중 유치 후 가장 큰 임대료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내슈빌에 아마존 제2 본사가 유치되면 매년 지역 임대료는 3.3%씩 상승할 전망이다. 이는 유치하지 않았을 때 상승률의 4배에 달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제2 본사가 설립되고 2028년이 되면 내슈빌 지역의 평균 월세는 현재보다 581달러(약 62만 원)를 더 내야 한다. 이는 유치하지 않을 시 146달러를 내는 것과 비교해 400달러 이상을 더 내야 한다는 의미다.

보스턴과 로스앤젤레스(LA)의 임대료 상승률 전망도 눈에 띄었다. 2028년 제2 본사가 들어서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보스턴은 500달러, LA는 700달러가량의 월세를 더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의 제2 본사 설립을 반대하는 콜로라도주 비영리단체 뉴이코노미의 펠리시아 그리핀 이사는 “제2 본사가 지역 임대료의 한계점을 넘어서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애틀랜타와 시카고의 경우 임대료 상승률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주택 공급량이 풍부한 인디애나폴리스는 제2 본사 유치로 인한 임대료 변화율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로우가 설정한 모델과 다르게 해당 지역이 주택 공급을 많이 늘리면 임대료 상승률은 추정치보다 낮을 수 있다. 그러나 질로우가 아마존의 영향을 오히려 과소평가했을 가능성도 있다. 아마존의 제2 본사가 임대료에 직접 미치는 영향만을 조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존 제2 본사가 유치될 시 관련한 다른 사업체들이 그 지역으로 들어오려 할 수 있고, 그러면 임대료는 더 빨리 오를 수 있다. 아마존 본사가 있는 시애틀의 상황이 이를 뒷받침한다. 아마존 본사가 문을 연 뒤 IT 인재들이 몰려든 시애틀에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뒤이어 지사를 설립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미국 도시는 아마존이 제2 본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한 뒤부터 유치를 성사시키는 데 집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마존은 제2 본사 건설에 총 50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며 최대 5만 명의 고급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공언한 탓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선택을 받은 뒤를 오히려 더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질로우의 아론 테라자스 이코노미스트는 “어느 도시가 선택을 받든 젊은 IT 인재들을 수용할 충분한 주택을 짓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미 임대료 상승을 우려하는 지역에서는 아마존 제2 본사 유치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다. 최근 엘론대학이 유치 후보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임대료 상승이 예측되는 도시에서는 유치를 원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유치를 강력하게 원하는 비율은 평균 43%였는데 보스턴은 그 비율이 가장 낮은 34%였고, LA도 35%로 전체 도시 중 두 번째로 낮았다.

임대료가 오르지 않길 바라는 내슈빌 주민들은 아마존이 약속한 고임금 일자리에도 회의적인 의견을 보인다. 내슈빌의 파비안 베드니 시의원은 그는 “우리는 고임금 일자리를 환영한다는 면에서 아마존 역시 환영하지만, 반드시 일자리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며 자살골이나 다름없고, 자살골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가 주택 공공 주택을 조달해 임대료 상승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슈빌시에서 주택 정책을 담당하는 아드리안 해리스는 “임대료가 상승해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는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임금 서비스 노동자에 크게 의존하는 내슈빌에게 아마존 제2 본사 유치는 고수익 산업으로 발돋움하는 큰 기회”라며 “주택 문제만 해결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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