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3~4개 날짜와 5곳의 개최지를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 후보는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미 정상회담이 6월 중순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후보지는 스위스 제네바와 스웨덴 스톡홀름, 몽골 울란바토르, 싱가포르 ,괌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NN은 미 관리들을 인용해 스위스와 스웨덴, 싱가포르, 몽골 등이 회담 장소로 제안됐다고 전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개최 후보지 중에서도 싱가포르와 몽골이 유력하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 사정 등을 고려하면 두 정상이 유럽에서 만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추측이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열차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몽골이 개최지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몽골이 우호적인 국가라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중국을 방문할 때도 철도를 통해 베이징을 찾았다. 한편 싱가포르에는 북한과 미국 대사관이 모두 있으며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나라로 여겨진다.
예상 후보지에 포함된 스웨덴도 평양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스웨덴 대사관은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에 관한 업무도 진행해왔다. 지난달에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마르고르 발스트룀 스웨덴 외교장관이 스톡홀름에서 비공개 회담을 했다. 스위스는 김 위원장이 유학 생활을 했던 곳으로 영세중립국이다.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회담이 열리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사항은 미정이라면서 “매우 빠르게 진행할 수도 있으나 회담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핵 버튼을 가진 ‘리틀 로켓맨’과 미국의 관계는 불편하지만 지금 우리는 만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북미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함께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비화도 언급했다. 그는 폼페이오와 김 위원장의 회동은 ‘깜짝 만남’이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가 3월 31일~4월 1일 북한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예정에 없었으나 전격적으로 회담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와 김 위원장이 한 시간 이상 대화를 나누었으며 폼페이오는 북한 정보 담당관들과도 만났다고 전했다. 이날 인터뷰 이후 백악관은 폼페이오와 김 위원장의 회동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가 마주 보고 서서 악수를 하는 장면이 담겼다.
한편 미 상원은 이날 폼페이오의 국무장관 인준안을 57대 42로 통과시켰다. 폼페이오는 인준안이 가결된 직후 연방대법원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그는 “국무장관이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책임감을 느낀다. 미국 국민에 봉사하고 바로 일할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부를 이끄는 폼페이오의 재능과 에너지, 지성은 역사상 중요한 시기에 미국에 놀라운 자산이 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제70대 국무장관이 된 것을 축하한다”고 환영했다. 새러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에서 “의회의 폼페이오 장관 인준에 대단히 감사한다”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노력을 주도하도록 돕는 일을 탁월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폼페이오는 전임자인 렉스 틸러슨에 이어 트럼프 정부 두 번째 국무장관으로 임명됐다.